•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탈당으로 잠시 주춤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양측은 '후보검증'을 두고 2차전을 시작했고 '경선 여론조사 반영 방식'을 놓고 힘겨루기를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표는 26일 모교인 서강대학교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오후 서강대 정치학회 초청 '알바트로스 정신과 대한민국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한 박 전 대표는 경쟁자인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 전 대표는 이날도 '공정경선'을 역설했다. 그는 연일 "경선을 앞두고 당내 일부에서 공천을 미끼로 사람을 회유하고 조직을 만들고 동원하기 위해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실력보다 학연, 지연, 혈연이 중시되는 경우도 있고, 백 있고 줄 잘 서는 사람이 앞서가는 경우가 많다"며 "실력있는 여러분이 막상 사회에 나가 실력 외적인 것 때문에 갖고 있는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내가 정치권에서 계보정치를 없애려고 노력했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면서 "앞으로 여러분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 모두가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고, 최선을 다한다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여러분께 약속한다"고 밝혔다.

    차기 국가지도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매 강연 때 마다 강조하는 '신뢰받는 리더십'과 '화합의 리더십'을 재차 역설했다. 그는 "지금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국민의 강력한 신뢰를 받는 리더십으로 이런 리더십이야 말로 위기를 구할 수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겨냥한 발언을 쏟았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하고 법치주의를 지키고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정책을 펴야 하고 그런 정책이 국익을 위한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며 "자신에게 손해가 난다고 인기영합적으로 하거나 과거에 한 말을 바꿔서는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에게 손해가 가도 국익을 위해서는 원칙과 약속을 지켜야 하고 국가관이 확실해야 한다"면서 "정책도 올바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한 뒤 "(겉보기엔 정책이)화려하지만 결국 보면 (국민에게)세금 손해만 입혔다는 정책들이고 결국 국민은 믿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또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화합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화합하자'고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전국투어를 하며 '당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