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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세대, 지역, 계층을 넘는 높은 지지율이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50%대를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만큼의 큰 국민적 기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한다는 책임감을 나타낸 것이다.
1박 2일간 경남방문에 나선 이 전 시장은 23일 저녁 한나라당 경남도당 대강당에서 열린 창원갑을 지역 당원협의회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역사에 없는 많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이는 그만큼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또 "말로 하는 것은 내가 제일 못한다"며 선거를 앞둔 예비후보들의 '말잔치'를 비판했다. 그는 "정치를 해보니 공약을 무조건 말로만 하는 것 같다. 아주 잘 만든다"면서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지난 대선이나 그 이전 대선에서 나온 공약을 보면 다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이 전 시장은 "공약할 때 틀림없이 지켜야한다고 느끼는 정치인은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정치가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정치에 뛰어 들어보니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게 아니라 끌어내리기 경쟁을 하더라"며 "내가 요즘 1대 9로 싸우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나를 놓고 여권에서 (비난하는) 성명을 매일 발표하고, 가끔 대통령까지 가세한다"면서 "국운 융성을 위해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10년동안 연구하고 발표했더니 한 신문에서는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할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자신이 '국가위기 상황'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내세웠다. 그는 "지금은 여론이 좋고 지지가 높으니, 여권에서 강한 주자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다 될(승리할) 것 처럼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간단하지 않다. 지금은 부도 직전의 기업을 살려야 하는 것과 같은 시기다. 이 시점에 어떤 사람을 선택해야 하겠느냐"며 대권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마산에서 하루를 묵은 이 전 시장은 24일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산어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어민지도자들과 환담했다. 이 전 시장은 직접 도다리와 오징어를 골라 구입했다. 이 전 시장을 맞이한 한 여성 상인은 "한나라당 단디(확실하게) 하이소. 또 (여권에) 당할낀데(당할 것인데)"라며 긴장을 늦추지말라고 당부했다. 이 전 시장은 "명심하겠다. 제일 정확한 말씀하셨다"며 "장사 단디 하이소"라고 화답했다.
이 전 시장은 "시장에 오니까 옛날 포항 죽도시장에서 좌판에 수산물 놓고 장사하던 생각도 나고, 어머니도 떠오른다"며 "수산업을 비롯해 경제가 어렵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 내가 지금 당장 약속할 수는 없지만, 희망을 갖자"고 격려했다.
이날 오후 상경한 이 전 시장은 경기도 동두천에서 열리는 경기북부 지역 4.25재보선 당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이 전 시장은 내주 전북 부산 경남 지역을 순회하며 '3월 대장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창원·마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