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무엇이 되는지 보지 말고 무엇을 할지 봐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불참 가능성을 시사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5일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동서포럼이 개최한 강연회에 참가해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던중 "내가 학생들을 가르칠때 늘 하던 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말은 14일 봉은사에서 손 전 지사가 했던 '백척간두진일보(불경에 나오는 말로 높은 뜻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뜻)'와 '결정이 어려우면 어려운 길을 택하라고 했다'는 말해 경선불참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었다.


    이날 강연장은 기자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14일 손 지사의 봉은사 발언이 중대 결심에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또한 이날로 예정된 '전진코리아(중도개혁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386 출신 모임)' 창립대회에 손 지사가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분석때문이다. 하지만 손 지사는 강연내내 특별히 거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햇볕정책 계승, 대북지원 찬성등 자신이 평소 주장하던 말들만 답습했다. 북한 경제 지원을 통해 북한에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남북평화시대를 연다는 등의 발언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다.다만 강연 도중에 "내가 무엇이 되는지 보지 말고 무엇을 할지 봐라"라는 발언만이 주목을 받았다.

    기자들은 손 지사가 특별히 거취에 대해 말을 하지 않자 빗발치는 질문을 했다. 강연이 끝나고 차에 탈때까지 수많은 취재진이 '어제의 발언은 무슨 의미냐' '내가 무엇을 할지 봐라의 의미는 무엇인가' '전진코리아에 참석할 것인가'등등 손 지사의 거취에 대한 확답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손 지사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기자들에게 질문을 할 시간을 주지 않아 엘레베이터까지 수많은 기자들이 따라갔다. 하지만 손 지사는 차에 탈때까지 어떤 발언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동서포럼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언론이 자꾸 손 지사 보고 한나라당을 떠나라고 부추기니 손 지사가 한마디도 안 하는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 한 관계자는 전진코리아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대 병원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손 지사측 공보실에서는 "조찬 강연외에는 일절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손 지사는 현행 이명박 전 서울 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양강 대결로 가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손 지사는 "정치권은 지금 과거로 회귀하려고 한다"며 "줄서기 세몰이가 횡횡하고 있다. 나라를 짊어지고 갈 젊은 의원들이 '줄 안서면 공천안준다고 은근히 협박이 들어 왔다'고 하소연하더라. 60~70년대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인가. 이런 것부터 바꿔야 미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시장의 경부운하를 겨냥한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 사장도 5~6년 뒤에 한국경제 변화가 온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아이티 산업도 위기라고 한다. 빠르게 세상이 바뀌는데 60~70년대 개발경제논리로 국민을 현혹해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