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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간 적이 없는데 그러는 건 아니죠…" (차명진 의원)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간 '세과시' 경쟁에 기인한 해프닝이 속출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기싸움이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당 소속의원들은 언론에 분류된 자신의 지지 성향이나 대선주자와 관련된 행사 참석 기사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12일 박 전 대표를 초청해 '위기의 대한민국. 대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제의 토론회를 가진 이혜훈 의원측은 행사 후 참석자 명단이라며 '현의원, 전의원, 원외위원장, 기타'로 구분한 50여명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직을 던지고 박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해 조직파트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박'의원이다. 문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공보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차명진 의원이 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잘못 공개된 사건(?)이 벌어진 것.
참석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기자들의 전화가 차 의원에 이어졌고, 결국 차 의원측의 요청으로 이 의원측은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에 보내드린 대처 토론회 참석의원 명단 중 차 의원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바로 잡습니다"라고 알렸다. 차 의원측은 이미 참석한 것으로 보도된 일부 언론에 정정기사를 요구하느라 바빴다.
'대처토론회' 참석자 공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지난 1월 4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박 전 대표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현역의원 46명 명단공개에 이은 두번째 세 과시라는 시각이 다분했다. 또 다음날 예정된 이 전 시장의 대규모 출판기념회에 대응한 세 대결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박 전 대표가 '줄세우기'를 비판한 후 몇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표 띄우기' 색채가 강한 행사 참석 의원명단이 보도자료로 전해진 점도 입방아에 올랐다.
이 의원측은 이날 벌어진 해프닝에 대해 "사전에 참석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차 의원에 대한) 착오가 있었고, 양측의 오해는 풀었다"며 "누가 왔는지 세 과시용으로 알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언론의 관심에 대해 '서비스 차원'으로 명단을 공개했었다"고 말했다.지난 달 말에는 이종구 의원이 한 언론에 보도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지지 의원 표'에 반발, 반론을 싣는 일도 있었다. 박 전 대표측으로 분류된 이 의원은 해당 매체의 '밝혀왔습니다'라는 지면을 통해 "박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적이 없으며 당 대선후보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중립을 지키겠다"며 굳이 해명에 나섰다. 이 의원 외에도 다수 의원들이 '분류표'에 대한 항의성 지적을 했었다는 후문도 돌았다.
또 13일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두고 고민하는 의원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중립 입장을 견지해온 한 의원은 관례상 참석하는 쪽으로 생각했다가, 이날 행사가 사실상 대선 출정식과 같이 대규모로 개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 전 시장 지지 의원'이라는 오해를 사게될까 조심스러워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