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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갈길이 멀다"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있는 경선준비위(경준위)의 위원이자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김성조 의원은 경준위 활동시한이 단 하루밖에 남지않은 9일 당 공식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한 김 의원은 "위원회 활동시한이 10일까지지만 활동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틀밖에 안남았는데 갈길이 멀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김 의원은 "위원회에서는 최적의 안을 만들고 만들어진 최적의 안이 여러 후보측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잘 진행되고 있지않다"며 각 후보진영에 대한 불만도 쏟았다. 그러면서 "위원회에서는 협상에 가능성을 높기 위해 후보자측이 시기의 폭을 대폭 넓혀주기를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시기'에 대해 완강한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을 겨낭한 발언이다.
김 의원은 "6월 부터 7월, 8월 추석넘어서까지 어느 기간이라도 우리 위원회가 결정하면 후보자들은 따르겠다고 먼저 전제해주는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후보측이 먼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놓고 위원회를 압박하는 식의 활동으로는 결론 도출이 힘든만큼 모든 후보가 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따르겠다는 뜻을 먼저 밝혀달라는 것이다.
이어 박 전 대표를 겨냥해 "방법에 있어서도 현행 인원(4만명)에서 부터 시작해 비용적으로 통제가 가능한 인원까지 대폭 넓히더라도 수용하겠다고 먼저 밝혀주는게 위원회의 합의도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에 서 있는 이명박 전 시장 측에서도 협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기는 얼마든 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발표해주고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도 규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적어도 행정적으로 통제가능한 최대규모까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해줬으면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홍보기획본부장인 심재철 의원도 "경선은 당이 승리하는 길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어느 후보가 승리하자는 것이 아니다. 후보간 유불리는 있을 수 있으나 후보승리보다는 당이 승리하는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회의에는 경준위의 이사철 대변인도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그간의 진행상황을 보고했다.
당 지도부의 이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후보측의 불만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경준위가 1차로 제시한 '경선-9월, 선거인단 20만명' 중재안에 이어 2차 권고안인 '경선-7~8월, 선거인단 20만명'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후보측에서는 위원회의 활동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불만까지 쏟아내고 있어 '경준위 무용론'까지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준위가 7일과 8일 양일에 걸쳐 최종 권고안을 만들려 했으나 이 역시도 실패했다.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 후보대리인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위원회가 자기들끼리 싸우고 다수안을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 표결이라도 해서 다수안이 이렇고 소수안이 이렇다는 의견이라도 제시해야 하는데 다수안을 만들려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며 경준위를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8일 열린 경준위 전체회의에서도 최종 경준위 권고안을 만들지 못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경준위 권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후보측 대리인을 배제한 채 논의했고 이 마저도 위원들간 주장이 서로 충돌해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위원들이 시기를 놓고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후보대리인도 아니고 중립적인 분들이라면서 그 분들이 심하게 하면 되겠느냐"며 경준위의 중립성에도 의구심을 던졌다. 이 의원은 '10일까지 합의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안될 것이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