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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검증 공방으로 한나라당 대선주자간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당내 중립모임들의 움직임도 분주해 지고 있다. ‘희망모임’(공동대표 안상수·이인기·권경석·홍문표 의원)과 ‘당이 중심되는 모임’(중심모임)은 23일 앞다퉈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 검증 논란을 진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4일에도 차례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치르는데 일조하겠다고 서로 목소리를 높였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극한 대립이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날도 희망모임과 중심모임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진영의 검증 공방이 분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그러나 검증 방법을 두고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먼저 국회기자회견장을 찾은 중심모임 소속 이주호·김정권 의원은 “대선후보 캠프의 상호 비방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 당과 대선후보들의 조치가 시급하다”며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가 직접 나서서 현재의 상호비방 정국과 조기 과열 경선정국을 조속히 수습하라”고 촉구했다. 또 “각 대선후보 캠프는 냉정을 되찾고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기대와 관심을 저버리는 행동을 자제하라”고도 했다.중심모임은 이어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인사들의 돌출적인 비방행동탓에 혼탁·과열 경선 정국이 조성되고 있으니 각 캠프는 창구를 후보대변인으로 단일화해 합리적이고 정제된 의견표출을 해야 한다”며 “대변인이 아닌 다른 인사에 의한 흑색선전은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중심모임 긴급회의에서는 당이 사안별 검증문제에 흔들려서는 안되므로 검증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정인봉 변호사를 중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중심모임에 이어 곧바로 기자회견을 가진 희망모임은 “후보 검증 문제로 당과 대선후보들이 동반추락의 위기에 빠졌다”며 “경선관리위원회(‘2007국민승리위원회’)는 하루 빨리 검증 주체 방법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면서 당 지도부의 주도적 역할을 촉구했다.
희망모임은 후보검증 대상을 놓고 중심모임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모임 공동대표 안상수 의원은 “후보검증은 각 후보 진영에서 제출한 것만 갖고 하라”며 “외부인사가 임의로 폭로한 것은 공작정치가 개입될 여지가 있으므로 검증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검증’에 초점을 둔 중심모임과 차별화된 목소리다.
안 의원은 “외부에서 엉터리 내용을 폭로하면 (당 검증위원회가) 일일이 검증해야 하느냐”며 “각 후보 진영에서 걸러서 검증해야 된다고 판단되는 것만 당 공식기구에 검증해 달라고 요구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 폭로했다고 당에서 검증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사람이 허위로 폭로하고 그것을 당에서 검증하면 결국 공작정치에 놀아나는 꼴”이라고 했다. 희망모임은 또한 “공작정치 근절법안, 정치테러시 선거연기법안을 다른 법안과 연계해서라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