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 '후보검증'을 놓고 점차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이 전 시장과의 신경전에 말문을 열었다. 당 분열을 점치는 여론은 물론 두 유력 대선주자가 독자출마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23일 동서포럼 주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이날도 "도덕적으로 깨끗한 리더가 필요하다"며 최근 '도덕성'시비에 휘말린 이 전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강연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는 도중 박 전 대표는 한 여성 참석자로 부터 최근 '후보검증'을 둘러싼 이 전 시장과의 충돌에 대한 우려를 들었다.

    한 여성 참석자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손을 붙들고 "자꾸 이명박 전 시장과 싸우고 부딪치고 그러지 마세요.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 해요"라고 당부했다. 이 참석자는 "그러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거듭 박 전 대표에게 이 전 시장과의 전면전을 만류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이거 싸우는 거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자신의 '후보검증'주장을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불편한 듯한 뉘앙스였다. 주변에는 취재진이 몰려있었지만 질문도 받지않고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조기후보등록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22일 당 경선준비위원회인 '국민승리위원회'는 후보이탈을 막기 위해 대통령 후보 등록 시기를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빠르면 3월 초나 중순경에 후보등록을 실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선위원회의 이런 결정을 두고 박 전 캠프내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후보 조기등록 문제와 관련해 캠프내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는지는 모르지만 여러생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당이 결정한대로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