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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식 개발독재시대 한강의 기적에 안주하고 아직도 그 향수에 젖어서는 안된다"(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1월 31일 동아시아미래포럼)
"뭘 갖고 개발독재식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1월 31일 기자간담회)
신경전을 벌이던 두 대선주자가 만났다. 2일 한나라당 경기도당 기초의원 연수회장에 나란히 참석한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는 행사 내내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 박 전 대표가 다음 일정 때문에 먼저 자리를 이동할 때 악수를 나눴을 뿐 두 사람은 끝내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 마침 이날은 박 전 대표의 생일이었다. 바로 옆에 자리잡은 두 사람은 각각 강재섭 대표, 전재희 정책위의장과 따로따로 이야기를 나눴을 뿐 행사가 진행되는 1시간동안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최근 당과 차별화 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권교체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했고 박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을 겨냥한 비판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도 손 전 지사를 향한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선 "무조건 한나라당이 해야한다는 생각은 버려라"는 손 전 지사의 발언에 "정권교체를 안하고 (노무현 정부가 만든)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같은 공방을 주고받은 뒤 만난 탓인지 두 사람은 행사 내내 어색한 모습을 연출했다.두 사람의 시선은 행사 내내 다른 곳을 향했다. 손 전 지사는 전 정책위의장에게 여러차례 말을 건네면서도 박 전 대표에겐 눈길도 보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 전 대표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인사말을 하려고 단상에 선 박 전 대표는 바로 "정권교체"를 외쳤다. 박 전 대표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여러분 얼굴 보면서 여러분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내가 맞춰볼까요"라며 질문을 던졌다.곧바로 박 전 대표는 "올해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나라를 다시 살리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을 알고 있다"고 자답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을 향해 "국민은 정권이 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안고 있다. 이 정권 하에서 취직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고, 아파트 값은 국민의 마음을 뒤집을 정도록 폭등했다. 아이들 교육도 사교육비와 전교조 때문에 멍들었다. 머리 위에는 핵까지 이고 살아야하는 안보위기를 생각하면서 국민들은 차라리 IMF때가 더 낫다는 말을 한다"며 맹비난을 쏟았다.
목소리 톤을 높인 박 전 대표는 "이런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 정의다.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 도탄에 빠진 국민을 구해내는 것이 이 시대의 한나라당 의무이자 사명이다"며 "우리가 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느냐. 그래야만 나라를 다시 살릴 수 있고, 그래야만 국민을 고통에서 건져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등단한 손 전 지사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리려는 듯 일단 한 발 물러섰다. 손 전 지사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미처 박 전 대표에게 생일축하 화환을 전달하지 못한 도당 관계자를 향해 "나와서 화환을 먼저 드리자"고 말하면서 "박 전 대표의 생신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했다. 이날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또 진보 보수 이념으로 가르고, 과거 향수에 젖어 안주하는 이런 한나라당을 크게 혁파하고 고쳐야 한다. 자신을 개혁하는 한나라당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마음놓고 신뢰하고 기댈 수 있는 당을 만들어서 정권교체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에는 동의했지만 지금과 같은 한나라당의 모습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정권교체 주장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화성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