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헤어스타일도 머리를 올려 핀을 꽂는 일명 '육영수 스타일'대신 뒷머리를 풀어 보다 젊고 활동적인 분위기로 바꿨고 옷차림은 '전투복'이라 불리는 바지정장만 입고 다닌다. 대화할 때 제스처가 커졌고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작업을 직접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종 행사와 언론 인터뷰에서도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이전과 달리 공격적으로 변했다. 큰 지지율 격차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특유의 침착함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박 전 대표 진영은 다급해하고 있다. 당내에선 설날(2월 18일)발표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표가 게임을 치르기 힘들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후보검증'주장이 우발적으로 던진게 아닌 사전에 준비된 카드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전 시장 지지율의 하락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는 박 전 대표 진영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카드였다는 것이다. 뉴데일리는 19일 박 전 대표의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최경환(경북 경산 청도) 의원을 만났다.  

         
    "시장·군수도 당 공천심사위에서 검증하지 않냐. 박근혜는 검증에 자신있다"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후보검증'과 관련 말문을 열었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후보검증)주장은 원론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나 군수도 공천을 신청하면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검증을 하지 않느냐. 대선주자가 검증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 톤을 높였다. 그는 "두번의 대선 실패 경험에서 봤을 때 어설프게 (검증을)해선 본선에서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런 취지에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라며 "박 대표 자신도 포함된 얘기로 특정후보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박 전 대표는 '검증'에 있어 "자신감이 있다"고도 했다.

    상대진영의 '네거티브'란 지적에 대해서도 "마치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하고 네거티브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유승민 의원의 발언으로 논쟁이 촉발됐는데 유 의원의 발언 취지를 보면 당이나 언론, 시민단체 등에서 검증을 하는것이 당연한데 만약 그쪽에서 제대로 안되면 우리가 하겠다는 것이었다. 방점은 원래 '검증을 해야한다'는 것인데 그 부분이 강조가 안되고 '우리가 하겠다'는 부분이 부각됐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거듭 "박 전 대표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 네거티브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후보가 공천을 신청하면 당에선 현지실사도 가보고 하지 않느냐. 그 지역에서 후보에 대해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도 사전에 확인을 한다. 그런 차원에서 (검증을) 언급한 것이지 (박 전 대표가)주도적으로 준비하고 기획해서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보법, 후보간 입장 어떻게 다른가 (유권자는)정확히 알 필요 있지 않느냐"

    최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각 후보들의 정책은 물론 '도덕성'과 '이념'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는 "후보들의 발언이나 입장이 일관성이 있었는지, 혹시 당론가 배치가 되진 않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검증도 해야하고 시중에 떠도는 온갖 얘기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증이 돼야 한다"며 "당 대표 경선때도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최근 각종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념'에 대한 부분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대해선 "꼭 이념 부분을 부각시켜 이념대결구도로 몰아가려는 것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가보안법 등에 대한 입장이 있을 것 아니냐. 그런 부분에 대한 스탠스가 옳다 그르다 차원이 아닌 후보들간 입장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후보를 결정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알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 혹은 이념대결로 확대해석 할게 아니라 (후보들간)생각이나 이념이 뭐가 다른지, 그것에 대해 국민들과 당원들이 알아야 할 필요는 있지 않느냐"며 "그런 부분에 대해 박 대표도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그런 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이 어떤지 비교가 돼야 (후보선택의)판단 기준이 될 수 있지 않느냐.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역설했다.

    '후보검증'주장이 박 전 대표의 지지율 만회 카드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최 의원은 "당장 검증론을 제기하면 유리할것이란 차원에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우리가 유리할 것 같아서 제기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한 뒤 "지난 두번의 대선실패에서 보듯 여당은 야당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 어짜피 본선에서 (현재 후보들을 두고 거론되는 문제점이) 불거지게 마련인데 이에 대해 후보선정과정에서 확실히 거를 것은 거르고 본선에 내놔야 하지 않느냐"며 거듭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지금의 지지율 격차가 극복불가능할 것 같아서 박 전 대표가 그랬다는 것(검증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이 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이 전 시장)캠프에선 '지지율이 뒤쳐지니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느냐. 그 얘기를 언론에서 여과없이 쓰니까 네거티브로 비춰지는 부분이 많다. 우리가 구체적 사안을 뒷조사 하거나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며 이 검증 주장이 네거티브 논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이 전 시장 진영 때문인 것으로 주장했다.

    '검증 안하면 대운하도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처럼 부작용 있을 수 있다'
    "대운하는 찬반 여론 반반이지만 열차페리는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 훨씬 높다"

    최 의원은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이전부터 박 전 대표 진영에선 '대운하'에 대한 실효성 여부를 따져봤다고 한다. 최 의원은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운하는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긴 하지만 '과연 경제성이 있는지', '과연 뭘 하려고 운하를 만든다는 건지', '충분한 물이 있는지', '환경적 측면에서 괜찮은지'에 대한 많은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 이 전 시장 측이 내놓은 자료를 제외하곤 대운하에 대한 문제점이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제대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박 대표도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하지만 지금 과연 운하가 필요한지에 대해선 검증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운하에 대해선 말도 안된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공론화 해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를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공약에 비유하며 "행정수도이전 같은 경우 선거때 급하게 공약을 내 헌법재판소로 부터 위헌판결을 받는 등의 무리가 있었다"며 "대운하도 꼼꼼히 따져보는 절차없이 추진할 경우 (행정수도이전 문제 처럼)흘러갈 개연성이 있다"고 역설했고 대운하에 대한 현재 여론도 "찬반이 반반 정도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내놓은 열차페리에 대해선 "타당성이나 추진해야한다는 여론이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경제도 결코 이명박에게 밀리지 않는다"

    이 전 시장이 선점하고 있는 '경제'분야에 대해서도 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가 국민적 화두로 부각된 상황인데 세계적인 예를 볼 때 경제를 살리는데 (지도자가) 꼭 경제전문가일 필요는 없다"며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영국의 대처수상이 경제전문가냐,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전문가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제전문가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등식은 맞지 않다"며 "(지도자는)박 전 대표 처럼 원칙이나 철학, 소신을 바탕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끌고가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요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다원화 된 세상에선 이 전 시장의 불도저 리더십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아집형 리더십은 맞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듯 제2의 한강기적을 만들겠다는 컨셉을 갖고있고 프로그램도 다 준비돼 있는 상태"라며 "박 전 대표가 결코 경제에서도 이 전 시장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명박의 50%지지율 정상적 상황 아니다"

    벌어진 지지율 격차에 대해서도 최 의원은 "구도가 잡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선호도는 인기투표"라며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50%를 넘어선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에 대해선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런 분석에 "이 전 시장 측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지지율 격차가 과연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느냐"며 "고건 전 총리의 사퇴 이후로 여권의 후보가 없어진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선거는 구도싸움인데 여야의 구도가 설정이 돼야 정확한 여론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의 고공행진 이유를 묻자 "(국민들의)심리적 불안상황 때문"이라며 "안보.경제 모든 것으 다 불안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성적인 그런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가 불안하니까 '경제는 이 전 시장이 좀 더 잘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이 전 시장이 경제정책을 내놓은 것은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가 여성이란 점과 북핵사태가 지난 10월 지지율 격차의 원인이었다면 연말 부터 더 벌어진 지지율의 원인은 "쏠림현상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계천 임팩트보다 없어질 뻔한 야당 구해낸 게 더 큰 성과물"
    "현장 분위기는 박근혜, 과거 접근 힘들었던 서민층 지지 높아 유리"

    최경환 의원은 누구

    79 연세대학교 상경대 경제학과 졸업
    91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경제학 박사
    78 제22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80~94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대외경제조정실 근무
    94 재정경제원 국고국 서기관
    95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런던소재)선임연구원
    97 청와대 비서실 경제수석 보좌관
    98 기획예산처 법무담당관
    02 이회창 대통령 후보 상근 경제특보
    99~04 한국경제신문 편집부국장, 경제연구소장, 논설위원
    04 경산·청도경제도약연구소 이사장
    04 한나라당 제2창당준비위원(뉴비전분과위원)
    04 제17대 국회의원(경북 경산·청도)
    04 한나라당 정책위 제4정책조정위원장
    04 국회 수도이전문제 특별위원회 간사
    04 재정경제위원회 한나라당 간사
    05 한나라당 농어촌살리기 특별위원회
    05 한나라당 부동산대책특위 위원회
    05 여의도연구소 제2부소장
    05 한나라당 균형발전 특별위원회
    05 한나라당 공공부문 개혁특별위원회
    05 양극화해소를 위한 '따뜻한사회추진위원회'
    05 여의도연구소 제1부소장
    06 경제활성화 대책특별위원회
    06 외환은행 불법매각관련 당 진상조사단
    06 이해찬 골프게이트 진상조사단
    06 김재록 게이트 진상조사단
    06 국가채무조사 특별위원회
    06 조세개혁 특별위원회
    06 노무현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진상조사단
    06 제이유게이트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이런 근거로 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안정을 되찾고 후보가 가시화 돼 정상적인 여야 대선구도가 형성될 경우 이 전 시장의 일방적 독주체제는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전혀 다급해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너무 다급하지 않아 걱정"이라며 "박 전 대표는 긴호흡을 갖고 판을 보고있다"고 말했다. 설날(2월 18일) 발표될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겨냥해 "구정때까지 굵직한 이슈에 대해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 의원도 "조급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전이 가능하다고 믿는 최 의원에게 이유를 묻자 "마라톤에서 초반 페이스 메이커가 끝까지 1등을 하진 않는다"고 했다. 또 "박 전 대표는 마지막 남은 대중정치인"이라며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선이든 본선이든 박 전 대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이미지 조사를 해보면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서민층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접근하기 힘든 계층으로 박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면 한나라당 후보의 본선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현장에 가 보면 바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가 마지막 남은 대중정치인이란 점도 박 전 대표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때문에 앞으로의 대권행보의 초점도 "서민과 민생을 강조하는 박 전 대표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선거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전국적인 조직강화와 박 전 대표에 대한 홍보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박 전 대표의 업적과 경쟁력에 대한 여론의 인식이 이 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의 경우 '청계천 복원'효과를 보고 있지만 박 전 대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탄핵역풍때 쓰러져가는 7%정당을 50%지지율의 정당으로 만들었고 개헌저지선도 힘들 것이라 예측했지만 '박다르크'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당을 구해냈다"며 "그런 부분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말한 뒤 "청계천 복원 임팩트보다 없어질 뻔한 야당을 구해낸 것이 더 큰 성과물 아니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