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선거캠프 핵심은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이다. 이 전 시장은 대권을 향한 2007년 첫출발을 안국포럼 식구들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신년 해돋이를 지켜보며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안국포럼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대한 표정관리가 역력하다. 자칫 선두의 오만으로 비쳐질까 경계하면서도 '이참에 더욱 큰 격차를 벌여 강력한 후보를 만들어야한다'는 속내도 숨기지않는다. 이 전 시장의 독주가 한나라당의 경선흥행요소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안국포럼측은 "본선까지 국민의 관심을 이끌 콘텐츠와 동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AF001은 영구결번입니다"…직함없는 수평적, 유기적 업무분장

    안국포럼 멤버들의 명함에는 직함이 없다. 다만 명함뒷면 한켠에 'AF'로 시작하는 일련번호가 적혀있을 뿐이다. 직함을 뺀 이유에는 이 전 시장의 캠프가 수직적인 명령체계가 아닌 수평적 업무분장으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래 위'를 나누기 보다 각자 맡은 전문분야에 충실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짓는다는 의미다. 안국포럼의 영문약자인 'AF'에 숫자를 매긴 것은 선거철마다 '특보'를 사칭하며 벌어지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함과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기 위해서이며 번호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001번'은 이 전 시장을 위해 비워놓았으며, '002번'은 이춘식 전 서울시부시장이다. 비서실장격인 백성운 전 경기부지사는 '005'번으로 이 전 시장이 의장이던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초대 사무처장을 지냈다. 또 외부조직과 전문가그룹을 담당하는 박영준 전 서울시정무국장(006), 정태근 전 서울시부시장(007), 언론홍보와 기획을 맡고 있는 강승규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008), 조해진 공보특보(009) 등이 빠른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 전 시장과 거의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임재현 보좌관은 '013번'이다. 임 보좌관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수행비서를 지냈다. 또 권택기 전 미래연대 사무처장은 정무기획을, 김희중 보좌관은 이 전 시장의 세부일정을 담당하는 등 각기 업무분장이 철저히 이뤄져있다.

    돋보이는 이명박 공보팀, '안국통신'…정태근 이끄는 사이버지원도 활발

    안국포럼 내에는 타 캠프에서 볼 수 없는 '안국통신'이라는 내부조직(?)이 있다. 이 전 시장측 공보팀을 부르는 애칭인 안국통신은 조해진 공보특보의 말대로 '반은 기자'라는 뜻. 신문에 기사를 제공하는 통신사역할을 한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당 대변인 출신으로 서울시 정무보좌관을 지낸 조 특보는 잠시도 휴대폰에서 손을 놓지 못한다. 각종 사안에 대한 이 전 시장의 공식입장을 언론에 알리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신속하고 정확히 답변을 전달해야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전 시장의 입과 귀를 대신하고 있다.
     
    안국통신 핵심멤버인 김윤경 이진영 전 서울시비서관의 역할도 돋보인다. 이들은 이 전 시장의 모든 발언을 기록으로 남기고 보도자료로 다시 가공해낸다. 식사시간에도 이 전 시장의 멘트를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끼니를 거르는 것이 '다반사'가 돼버렸지만 "일당백, 아주 일잘하는 친구들"이라는 이 전 시장의 격려에 다시 힘을 낸다. 동행기자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 기자들 사이에서 '김 기자, 이 기자'로 편히 불리기도 한다. 조 특보의 '데스크'를 거쳐 언론사에 뿌려지는 보도자료는 때때로 너무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현장취재기자들의 불평을 들을 정도다. 공보팀에는 최근 송태영 전 한나라당충북도당 사무처장이 합류, 조 특보와 함께 이 전 시장을 돕고 있다.

    정태근 전 부시장을 중심으로한 사이버, 뉴미디어팀의 지원도 활발하다. 이 전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겨, 공식 홈페이지인 'MB PLAZA(www.mbplaza.net)'을 통해 네티즌과 호흡한다. 이 전 시장의 홈페이지에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홈페이지를 링크하고, 'MB연대' 등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팬클럽모임을 한곳에 연결짓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로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전 부시장은 인터넷언론 관련 업무도 총괄한다.

    국회는 이상득 이재오 정두언 '든든'…'싱크탱크' 국제정책연구원 바른정책연구원

    원내에서는 친형인 5선의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최고위원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 부의장은 이 전 시장이 참석할 수 없는 행사에 대신 가는 일도 마다하지않을 정도로 열성이다.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원내 홍보대사격이다. 이 밖에 이병석 이윤성 진수희 안경률 의원도 '이명박 사람'으로 꼽힌다.

    이 전 시장의 '싱크탱크'는 서울대 유우익 교수(지리학과)이 원장인 국제정책연구원(GSI)와 이화여대 백용호 교수(정책대학원)가 이끄는 바른정책연구원이 대표적이다. 유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GSI 정책실장인 곽승준 교수(고려대 경제학)는 부동산문제 등 경제현안에 대한 자문을 돕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이던 강만수 전 원장은 안국포럼에 합류하기 위해 사직했으며, 신재민 전 조선일보 부국장도 최근 합류해 정책기획 파트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