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까 친노파가 아니다는 말해줘 감사하다"(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
    "아니, 내가 아니라고 한적없다. 그렇게 밖에 쓸 수 없다"(MBC 손석희 아나운서)

    해체위기에 놓인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아나운서 손석희씨와 '친노파'라는 단어사용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신당파에 맞서 열린당 사수파를 '친노파'로 부르는데 대해 신 의원이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시작됐다. 신 의원은 노무현 정권 탄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천정배 정동영과 함께 '천·신·정'으로 불리며 열린당 창당주역이기도 했다.

    신당창당파에 대한 반격으로 열린당 사수파 14명 의원들이 만든 '혁신모임' 대표를 맡은 신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해 자신들은 "친노파가 아니라 혁신파, 창당정신 계승파"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한 영남신당 추진설에 대해서는 '음해'라고 발끈했다.

    손씨는 방송을 시작하며 "이른바 사수파, 친노파 당사자들은 이런 단어를 쓰지말라고 하는데, 언론에서 다 이렇게 다루고 있으며 또 특별히 다른 말로 대체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냥 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 의원은 "언론에서 자꾸 호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본질상, 성격상 친노파가 아니냐'는 손씨의 지적에 신 의원은 "내가 무슨 친노파냐"며 "오히려 친노파, 참여정부에 들어와 여러 제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신당(파)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손씨는 "그럼 어떻게 불러주면 좋겠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신 의원은 "'파'라는 말보다 창당정신 계승이고, 당의 혁신을 해서 민주개혁세력의 중추역할을 해야한다는 쪽"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사수파는 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에 반대하는 것은 당신 자유"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또 열린당을 창당할 때 노 대통령이 반대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열린당 창당을 굉장히 우려했었다"며 "100석 가까운 의석인 민주당의 뒷받침을 포기하는 게 상당히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열린당을 지지하지 않았냐는 지적을 받자 신 의원은 "나중에는 그랬다"고 얼버무렸다. 그는 "(열린당 창당은) 천정배 정동영 등 개혁동지들이 한거지, 요즘 말하는 친노파나 대통령이 한 건 아니지 않느냐"며 열린당 실패와 노 대통령을 직접 연결짓는 것을 거부했다.

    신 의원은 지금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이 모두 다음 선거를 염두해두고 그러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런 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당이) 역시 역량이 부족하고 기대에 부응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자인하면서도 "정당은 정권을 획득해야한다"며 정권연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