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6일 사설 '열린우리당의 흥신소 흉내내기'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이 사흘전 “앞으로 매주 1건씩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문제점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하자, 김근태 의장은 15일 “민 위원장이 이 전 시장의 ‘박정희 따라하기’를 비판한 것은 정당한 일”이라고 했다. 민 위원장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통령이 각각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사진을 비교하며 “이 전 시장의 박정희 모방전략은 굉장한 패착이자 퇴행적 성형수술”이라고 했었다.

    열린우리당의 지금 지지율은 9% 대다. 우리나라 집권당 역사상 최저 지지율 기록을 세웠다. 아마 군사정권의 지지율도 이보다는 높았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이걸로는 아무래도 비빌 곳이 없다고 판단해 당 간판을 내리고 마치 새로운 정치세력인 양 성형수술을 한 뒤 내년 대선 무대에 나타나겠다는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형편의 열린우리당이 왜 이러는지 짐작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지난 대선 때 이 정권 사람들은 야당 후보자의 아들과 부인에 대한 각종 거짓말 의혹 시리즈를 발표했었다. 여당의 그때 승리는 이런 허풍에 크게 힘입은 것이고, 그 거짓말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주연배우를 맡았던 당사자들은 국무총리, 법무장관, 노동장관 등의 감투를 썼고, 담당 검사는 승진을 했다. 또 이런 야당 후보 때리기 바람에 일조를 했던 언론인은 KBS사장이 됐다.

    이런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거짓말로 확정 판결이 났고 일부 당사자는 교도소로 보내졌다. 외국처럼 허위선전이 선거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을 경우엔 그 선거결과를 무효화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이 있었더라면 재선거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거짓말에는 책임이 없다는 한국형 정치풍토에 재미를 붙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야당을 겨냥해 ‘경천동지할 중대사건을 폭로하겠다’고 나섰다. 그후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당 의장이 대신 “부적절했다”는 사과로 덮고 시치미를 뗐다.

    이 정권 사람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야당 후보들에 대한 저질 검증 시리즈는 남의 뒤를 캐는 흥신소업자의 행태 그대로다. 명색이 정당이고 그것도 집권당이다. 아무리 행색이 초라해졌다고 한 나라의 집권당이 어떻게 불량 흥신소 흉내를 낼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