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소개도, 내빈 축사도 없는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측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톡톡튀는 출판기념회가 정가에 화제다.

    장소부터 유별났다. 6일 정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개최된 곳은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이나 헌정기념관 대강당이 아니다. 문화의 거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의 한 화랑이다. 정해진 시간이나 식순도 없었다. 정 의원은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계속되니 편한시간에 오라"면서 "시간이 맞으면 가수인 저자가 직접 부르는 노래도 들을 수 있다"며 초대했다.

    부인 이화익씨가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유명화가의 그림도 협찬(?)받아 전시했다. 이른바 '정두언의 그림과 음악이 함께하는 출판기념회'다. 입구에서 손님들과 인사 나누는 것도 잠시. 3집앨범을 낸 대중가수이기도 한 정 의원은 행사장 중앙에서 마이크를 잡고 '코튼필드(Cotton fields)'를 신명나게 부른다. 미리 백코러스도 4명이나 준비했다. 

    몇곡이나 부를 예정이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아직 마치려면 3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 목이 쉰 것 같아 걱정"이란다. 사회를 본 개그맨 김의환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정 의원이 부른 노래는 50곡이 넘었다고 한다. 6시간동안 이어진 행사장에는 200여명의 하객이 항상 자리를 채웠다.

    행사장을 찾은 이 전 시장은 "소문만 들었는데 진짜 주위에 이렇게 유별난 사람이 있어 나도 유별나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농을 던지면서 "평범한 것을 싫어하고 누가 뭐라 해도 변화를 추구하며 시대에 적응하는 정 의원은 사회의 청량제 같은 국회의원"이라고 칭찬했다. 정 의원은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출판기념회를 해보고 싶었다"며 "모든 행사에서 축사를 없애는 법안을 발의해볼까 한다"고 웃어보였다.

    최근 펴낸 자신의 두번째 저서 '최고의 정당 최악의 정당'(지식더미. 2006)에서 정 의원은 "대선은 당 대 당 선거가 아니라 후보 대 후보 선거"라며 "유연하고 명쾌하고 활달한 이미지의 인사들을 전진 배치시켜 당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스포츠선수에게 체력이 기본이듯이 정치인에게는 논리와 철학이 기본"이라며 "우리나라 보수 정치세력은 진보 정치세력에 비해 체력이 현저하게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가 무엇인지' '개혁이 무엇인지' '왜 한나라당이 무기력한지'를 근본적으로 묻는 과정에서 우리의 체력이 강화된다"면서 "이번 책은 그런 물음을 시도해본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