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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광주에서 현 정권의 대북포용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모두 정치적 구호로만 통일을 외치고 있지만, 통일을 감당할 아무런 준비도 제대로 돼있지않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1일 광주 상무대 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무등포럼' 초청강연에서 "동유럽 등 세계 모든 곳에서 이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이라는 국가정체성의 우위가 판가름났다"며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곳이든지 정치가 지배하는 사회는 경제가 살 수 없다"며 "통일을 위해 이념적으로, 경제적으로 완벽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윤식 전 하나로통신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무등포럼은 지난해 창설한 민간단체로 광주전남지역 오피니언리더 6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국가가 해야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단 1%의 위협이 있더라도 이를 '위협이 있다, 없다'로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강한 대처를 해야한다"며 북핵사태 이후 정부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동독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가면 서독에서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도움을 줬었다"면서 "(서독은 동독을) 지원하고 포용하더라도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왔기 때문에, 계속 (동독에) 반체제인사가 있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 반체제인사를 구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바다에서 고기잡다가 잡혀간 국민 구하는 것에도 소홀하고 있다"며 "여러점에서 동독과 서독의 경우와 비교할 때 굉장한 실망감을 갖지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전남지역 발전전략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경제논리'를 통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기업은 이익이 우선"이라며 "다른 지역과 별 차이도 없는데 '이 지역이 낙후됐으니까' 라는 이유로 도와줄 기업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전 시장은 '차별성'으로 타 지역과 경쟁할 때 역사, 교육, 문화, 환경적 조건을 갖춘 광주전남 지역에 생산과 고용이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광주는 파업이 없는 곳'이라고 약속한다면 기업들은 오지말래도 줄서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에 대해 갖고 있는 기존 부정적인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벗어날 수 없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현재 당에 거의 없으며, 그 멍에를 쓴 후임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실제 자체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위적인 이벤트성 행사로는 진정한 동서화합이 이뤄지진 않는다"며 "마음의 문을 열어야하며, 또 호남이 잘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가면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초짜 사냥꾼이 맷돼지잡겠다고 최신식 사냥총만 들고 온 풀숲에다 마구 총질하는 식"이라며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맷돼지가 어디 있는지 모르니, 사람도 다치고 힘없는 토끼만 당하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초짜 사냥꾼은 노무현 정권이고 맷돼지는 집을 수채가진 계층을, 토끼는 무주택가구를 의미한다. 이 전 시장은 "노련한 사냥꾼은 구식총이라도 길목을 잡아 틀림없이 잡아낸다"면서 "부동산 정책을 내보라고 주위에서 요구를 하는데, 남들보다 잡을 재주는 있지만 지금 내놓으면 이 정권은 또 반대로 가지않겠냐"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전 시장은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지역인 전북 익산을 찾아 AI경계지역 내 닭가공업체인 하림을 방문하고 현장을 둘러보는 등 방역상황을 점검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익산시청 종합상황실에서 AI대책 브리핑을 받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전 시장은 "나도 (AI발생지역인) 여기에서 닭고기를 먹고 오는 길"아라며 "관계당국이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보통때와 같이만 닭을 먹어주면 농민을 도우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농민들이 다소 안정을 찾고는 있지만, 당분간 닭을 키우지 못하고 사람들도 이 지역을 찾지않을 걱정을 갖고 있다"면서 "직접피해를 입은 지역 이외에도 간접적인 피해대책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익산·광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