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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친이(親李)’계 국회의원들이 요즘 부쩍 충성 경쟁(?) 하듯이 은연중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前)대표에 대해서 공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친이(親李)계 의원들의 사조직 형성이 다양한 형태로 감지되고 있고, 경선방식을 바꾸자는 표현들이 산발적으로 돌출되고 있다. 더욱이 대선후보 목적성 자질론을 유포함으로써 특정후보를 겨냥한 내용성은 마치 선거직전의 폭풍전야를 느끼게 하는 치열함까지 엿보인다. 당내(黨內)에서 대세론을 확고히 정착시킴으로써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상징화를 위한 친이(親李)계의 기도가 친이(親李)계 의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친이(親李)계 소장파 의원으로 분류되었던 진수희 여성의원이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넷 매체 등등에 올린 글을 통해 ‘한나라당이 사는 길’이라는 제법 비장한(?) 글을 올려 MB대세론 확산을 위한 화약고에 불을 지폈다.
진수희 의원의 글 내용에는 차기 대통령 후보는 무엇보다 ‘유능함’이 있어야 된다 라고 주장하면서, 반면에 ‘이미지’와 ‘감성’을 지닌 지도자는 유능함과 정반대되는 개념으로써 대선 후보의 자질을 평가함에 있어 유능한 국가지도자가 될 요소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진수희 의원의 ‘이미지’와 ‘감성’ 운운한 이러한 성명의 대목은 다분히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와 더불어 박근혜 전(前)대표를 의식한 고도의 포퓰리즘적 프로파겐다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수희 의원은 “유능한 국가지도자란 국가적 차원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지도자로, 이미지와 감성에 호소하는 지도자와는 상반된다”고 주장하면서 맹자(孟子)의 ‘양혜왕편’을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인용하여 “사람을 몽둥이로 죽이나, 굶겨 죽이나 다를 게 없다”면서 “당(黨)이 (정권교체 후에) 국민에게 죄를 짓지 않으려면 경선에서 자질과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자의 ‘양혜왕편’을 인용한 것은 진수희 의원이 이명박 전(前)서울시장의 유능함을 강조하기 위하여 인용한 수사(修辭)의 한 형태라고 생각된다.
이와 동시에 초선인 진수희 의원은 당원, 의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정책검증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는 다분히 내륙운하건설계획 및 과학도시 등 최근에 정책구상으로 발표하고 있는 이명박 전(前)서울시장의 대세론 확산을 의식한 발언이며, 반면에 박정희 전(前)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前)한나라당 대표는 선친(先親)의 ‘이미지’에 의존하려한다는 내용을 은연중에 국민들에게 각인시킴으로써 박 전(前)대표가 마치 정책 승부보다는 ‘이미지’나 ‘감성’으로 승부하려 한다는 뜻을 내포한 폄훼성 숨은 의도가 있다고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때를 맞춰, 이재오 최고위원도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거인단 규모를 확대하는 내용인 경선방식’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파상적으로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의 물밑작업은 치열의 농도를 지나서, 전방위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 전(前)시장의 최측근 국회의원으로 분류되고 있는 정두언 의원도 “국민 80%가 찬성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막으면 이상한 정당(政黨)이 된다”면서 현행 한나라당 경선방식을 고수하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본인은 ‘대세론’이야말로 한나라당 필패의 필요충분조건임은 누누이 강조한 바가 있다. 우선 진수희 의원이 밝힌 ‘이미지’와 ‘감성’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견해에 대해서 진수희 의원의 주장이 옳지 않음을 설명코자 한다.
국가지도자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함은 필수적이다. 정책과 비전 없이 ‘대선후보’가 되려는 사람은 적어도 이 대한민국에는 단 한사람도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정책, 비전에 이미지, 감성이 더하여져야만 후보자의 ‘특성(特性)’이 형성되고, 국민들은 후보자의 특성을 관찰하면서 투표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나라당 세 분의 특성은 이명박 하면 현대건설, 과감한 추진력, 새로 단장한 청계천이 생각나고, 박근혜하면 조국 근대화를 이끈 박정희 전(前)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풋풋한 이미지가 생각나고, 손학규 하면 민심대장정, 외자유치, 일자리 창출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진수희 의원은 선거에서 ‘감성’과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 요체가 된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만하더라도 ‘감성적’인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진수희 의원은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감성적 이미지는 대통령 후보면 누구나가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는 선거 전략의 일부분이다.
우리 국민들의 투표 특성은 이성적인 면보다는 오히려 감성적인 캐릭터가 상당부분 내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민을 감동시키고 감동의 바람을 일으킬 수 없는 정책은 선거의 승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선거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감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박 전(前)대표의 ‘이미지’나 ‘감성’을 폄훼하는 듯 한 의미가 내포된 진수희 의원의 글은 한마디로 별로 의미가 있거나 가치가 높은 내용인 것 같지가 않다.
한나라당은 한마디로 ‘대세론’으로 두 번이나 대통령에 낙선한 정당이다. 또 다시 필패의 대세론으로 바람몰이를 하려하는 후보군들이 있다면, 이것은 대선에서 낭패를 볼 악수(惡手)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지금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세론적 이전투구(泥田鬪狗) 현상은 자칫하면 2007년 한나라당의 대선 선거가도에 암영(暗影)을 가져다줄 좋지 않은 징후(徵候)이기도 하다. 2007년은 우파가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전환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한나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식 정치실험이 실패로 끝난 반사이익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세론보다는 오히려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의 균형 있는 안정적 3강구도가 필수적인 요체다. 이명박 지지 의원들이 줄을 이어 발표하는 ‘하드웨어’적 정책들은 일견 보기에는 이명박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는 기저의 논리는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대선은 아직도 1년 이상이 남았고, 경선은 7개월 이상 남았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지금의 열띤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 현상이 2007대선에서 절망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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