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주 기자! 내 이럴 줄 알았어! 영원히 KBS사장을 하려고 달려들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예상했어!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KBS사내·외 전·현직 직원들이 절대 반대하며 그토록 언론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연주 기자 자네는 번추하게 꼭 KBS사장을 다시 해보려고 발버둥 치며 온갖 모욕을 감수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알고 싶네. KBS는 대한민국의 방송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방송임을 자네는 진정 모르고 있는가? KBS는 결코 정권의 방송이 아니네!

    대한민국의 KBS, 국민의 KBS가 정연주 기자 자네 때문에 이토록 호된 국가적 시련을 겪어야 하는 데에 대한 일말의 자기 성찰 없이 절차적 문제는 고사하고 정권에 의한 공영방송 사장 재임명이라는 또 하나의 국가적 비운을 만들어 내고 있는가?

    집념이 강하고 아집이 강한 자네에게는 KBS사장 재임명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줄 모르지만,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당신의 재임명 때문에 가슴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와 통곡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두게.

    대한민국 국민과 야당이 절대반대하고, KBS노조와 사원들은 자네가 또다시 KBS 사장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반대투쟁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KBS사장할 사람이 정연주 기자 아니면 없다는 듯, 그토록 오만과 방만과 오기로 사장을 꼭 다시 해야 한다는 자네의 이념적 동기가 무엇인가?

    KBS 방송독립의 국민적 염원을 짓밟아버리고 역사 앞에서 그토록 국민들의 가슴 아픈 분노의 강을 짓밟고 건너가야 하는 자네의 모습은 정말 눈뜨고는 못 볼 광경이네. 자네는 진정으로 국민이 무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은가? 오로지 자네의 일생만 편안하면 그뿐인가? 공영방송의 최고관리자는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네는 알고 있는가, 모르고 있는가?

    자네는 어떻게 사장에 임명됐는가?
    자네가 사장이 되고 난 다음에 KBS는 어디를 향해서 달려갔는가?
    오직 정권안보와 친북반미의 두 가지 길만을 향했다는 것은 이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일세!

    친북반미 좌파인 자네가 시도했던 좌편향 드라마와 기획보도는 국민의 방송인 KBS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했는지 알 만한 국민들은 알만큼 다 알고 있네. 자네가 KBS사장으로 있는 동안 정권홍보방송과 친북반미방송이라는 시시비비가 단 하루도 끝일 날이 없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방만한 경영과 방송의 도덕성마저도 하자를 발생시킨 자네의 KBS경영 능력은 대한민국 방송 3사인 SBS, MBC, KBS중 꼴찌였다는 사실을 자네는 잘 알고 있을거야. 앞으로 '죽어도 고(Go)!' 식으로 오기(傲氣) 따라서 KBS사장을 다시 하려고 달려든다면 자네는 아마도 커다란 시련과 암초에 부닥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게나. 그렇게 비굴하게 화려한 자리에 부끄럽게 연연하지 말게. 자존심 좀 가지게나. KBS사장 한번 했으면 충분하지 않나?

    자네 과거의 우리 서울대학신문 기자시절을 상기해보게.
    나는 대학신문기자 시절 당시 편집국장 K 모교수와 전임기자 Y씨의 ‘편집장과 전임기자 수용요청 버터제’를 과감히 거부했고, 호형호제하며 가장 아꼈던 자네를 대신 편집장으로 천거하고 자네를 위하여 깨끗하게 대학신문기자를 용기 있게 사퇴하겠다고 폭탄 선언함으로써 그 당시 우리가 주장했던 대학신문의 독립성을 위해 내가 산화한 적이 있지 않은가. 자네 그 엄연한 역사적 사실과 인간관계를 다시 한 번 기억에서 떠올리기를 바라네.

    그러면서 자네도 한번 해봤던 KBS사장 자리를 과감하게 떨칠 수 있는 용기를 우리의 대학기자시절로부터 그리고 나에게 당시 주겠다는 편집장 자리를 마다하고 홀연히 학생기자회의에서 대학신문을 위하여 박차고 뛰쳐나간 그 당시 자네가 형이라고 불렀던 나를 되새기며, 오늘 KBS를 떠나게! 그것이 자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충고네!

    나와 자네가 대학신문 기자였을 때, 나는 ‘전임기자’ 인정을 하면 편집장을 시키겠다는 상부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학생 기자회의에서 ‘전임기자 버터제로 편집장을 할 수 없다. 후임 편집장에 정연주가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홀연히 대학신문을 떠났을 때, 자네는 그때 ‘형이 그만 둔다면 우리 기자들은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까지 하면서 제법 서운한 척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오히려 속마음으로는 내가 내발로 대학신문을 떠나니 자네가 학생 편집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속마음으로는 혹시나 그토록 좋아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느낌이 오늘에 서서 자네의 KBS사장 연임 집념을 보고 새삼 확신을 하게 되었네.

    그 당시 법대 C기자, 사대 K기자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종로5가 어느 선술집에서 그토록 가슴 아픈 막걸리를 들이켰는데. 그 때 공교롭게도 자네는 그 날 오지 않았더군. 지금 생각해보니 나를 위로하러 안 오는 것이 K 편집국장이 데려온 Y 전임기자 보기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아마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그 당시 주위의 학생기자들의 자네에 대한 표현이 이제사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

    ‘속물이 아니어야 한다’느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들먹이며 순수를 외치던 자네의 그 광야의 외침 소리는 순수가 아닌 허공의 메아리였던가? 자네가 지금 KBS사장 자리를 탐닉하며 집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속물의 전형적인 모습이란 사실을 알아두게. 그렇게 KBS 사장 자리에 대한 지저분한 미련 속에서 꼭 그 자리를 꼭 가야 그렇게 직성이 풀렸는가?

    오 오 통제라!

    자네가 그토록 과거에 정부권력을 싫어하여 항거했던 목적이 바로, 지금 자네가 오기와 욕심과 탐욕으로 고수하고 있는 KBS사장 자리에 대한 부당한 집념이었던가? 나는 지금 자네를 보면서 한없는 고통의 눈물을 흘리고 있네.

    경영부실을 한 저급 경영자는 연장을 나무라면서, 또 다른 꼼수로써 자본 조달만을 꿈꾼다는 것처럼, 자네가 KBS사장이 되자 흑자경영에서 적자경영으로 급격히 KBS는 퇴락하였고, 적자경영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네가 경영 능력이 없었음을 반성하기는커녕 이제는 그 많은 고통을 국민에게 덮어씌우기 위하여 수신료까지 올리겠다고? 어떻게 그런 뻔뻔스러운 발상을 할 수 있는가? 국민에게 고통을 준 KBS사장이 시청료까지 올려 국민의 돈까지 끌어내서 경영적자를 메우려고 한다면 그 길이 온당한 길인가? KBS 사장을 자네가 안 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 아닌가?

    자네는 1975년 ‘동아일보 사태’로 해직되었고, 1989년 (한겨레) 신문의 특파원자리를 얻어 활약하다가 김대중 정부이후 금의환향하여 한겨레 논설주간까지 했었던 기가 막힌 행운의 언론인 아닌가? 왜 언론인의 명예를 KBS사장 연임문제로 실추시키고 있는가?

    다방면의 시각으로 조명해볼 때, 자네는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수장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란 사실을 알아야 할 걸세.

    올해 6월 30일자로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KBS이사회 구성이 늦어지자 사장직을 고수하며 계속 유지하다가 KBS노조의 총파업 하루 전날인 9월 26일 전격 사장직을 내놓고, 부끄럽게도 곧바로 사장공모 서류를 제출하는 그 얼마나 변죽 좋은 모습 때문에 빈축을 샀던가?
    부끄러움도, 양심도, 양식도, 자존심까지도 이제 다 팽개쳐버릴 작정인가?

    내가 한 가지 자네에게 말해주겠네.
    정권은 1년이면 끝나지만, 공영방송이자 국민의 방송은 영원히 갈 것이네!
    이제 정연주 기자의 자존심을 회복하여 조용히 KBS를 떠나주는 것이 국민을 위한 마지막이자 처음 자네가 국민에게 베푸는 봉사라는 사실을 가슴 속 깊이 새겨보시게.

    정연주 기자!
    아주 간단한 명언인 ‘욕심의 끝은 곧 멸망’이라는 말을 기억하게나.
    언제쯤이면 우리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호프를 한잔 할 수 있을까…
    건강 조심하시게…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