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실시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은 참패했고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이번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최대쟁점은 이라크 전쟁이었다고 한다.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주도해 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선거결과에 나름대로 책임을 진 것이다.

    2004년 4·15총선 이후 단 한차례의 선거도 이기지 못한 노무현 정권. 그러나 노 정권은 잇따른 참패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주지 못했다. 매번 '우리의 진정성이 아직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았을 뿐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 어느 한 사람도 책임에 대해선 무관심했다.

    한나라당은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차이점을 찾아 부각시켰다. 9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전여옥 최고위원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고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장관을 즉각 경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 최고위원은 곧바로 "(부시 대통령은)국민의 소리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것이 정치다. 무릎을 꿇는 것도 정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노 대통령은 국민에 맞서 국민에 오기를 부리며 국민과 싸우고 있다"며 "한 마디로 민맹(民盲)정권, 민치(民痴)정권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전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실험을 한 뒤에 새로운 아침을 열겠다고 했다"며 "(이는)열린당이 자신들이 하는 것은 '모든 수단과 방법이 악하다 하더라도 오류가 없다는 식'의 특이한 운동권 정서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한 뒤 "국민들은 이들이 여는 새 아침에 차라리 눈을 뜨지 않고 잠들고 말 것이다. 열린당은 잘못된 역사에 대해 책임부터 져야 한다. 왜 열린당은 천막당사로 갈 생각을 하지 못하느냐"고 꾸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