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투쟁을 앞세워 나가던 진보는
    인간윤리를 하나하나 파괴하여
    불신과 의심의 인간관계 속으로
    무책임하게 개체를 내동댕이쳤다

    시장과 정가에 몰린 서민들이
    허위계산서와 물거품공약과
    황폐한 인간성의 지대를 헤메일때
    조작된 세계는 나름대로 굴러간다

    종말에 적이 내미는 검은 당서에
    지문을 찍는 국가 배신행위들
    그들의 체제에 봉사하는 길 위에서
    나의 소중한 것들이 무너짐이다

    다행히 내가 나로써 설 수 있는
    존립근거가 뿌리 뽑히지 않아
    무궁화꽃들이 손에 손을 잡고
    아름다운 조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2.

    나는 가정의 기초
    가정은 국가의 초석,

    자유와 평등의 개별화에
    앞장 서던 진보의 눈덩이가
    시민운동의 절정에서
    내리막길로 굴러 떨어진다

    이해와 협력으로 구르던 보이지않던 세계질서에
    대항하며 권력을 쟁취해온 소외세력들이
    제도권에 진입하면서
    모든 방면에서 덜컹이며 실천의 한계는 드러나기시작한다

    국가적 실체의 유기체 기관은
    나날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비틀리고 끊어지고 마비되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한다

    개인의 합리적 미덕이
    전체의 틀안에서
    조화롭게 굴러가던 시절,
    자기희생과 절제와 인내의 미덕은
    어디로 굴러 떨어졌는가

    보다 높은 뜻을 위하여
    나를 굽힐 줄도 알고 미래를 위하여
    양보할 줄도 알아
    한뼘 정원에 제각기 꿈나무를 기르던
    하늘을 우러르던 실천의 높이는

    전통의 집을 다시 틀잡기 위해
    보수가치들이 모여 조합을 결성하니
    투쟁과 파괴의 세력은
    더는 발을 붙이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