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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예상된 참패로 끝난 10.25 재보선 이후 정계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속에 정치권의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 전 총리측 역시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계개편을 이끌어줄 동력이 필요한 열린당 내부에서 고 전 총리와의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재보선 완패결과가 나오자마자 "정기국회 이후 재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창당'에 대한 의미를 이 위원장은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하는 개인과 집단, 세력이 통합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해 고 전 총리가 주장하는 노선에 발을 맞췄다. 또 이석현 의원은 "국정감사 이후 민주당, 고 전 총리와 외부의 평화세력 등 반한나라세력구축을 위한 액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남에서 1석을 보태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민주당은 '고건 영입'에 오히려 느긋한 표정이다. 한화갑 대표는 "민주당이 앞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서 과거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나라는 유권자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와의 관계에서도 러브콜을 보내며 기다리던 입장을 바꿔 '영입이 아닌 경쟁상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대표가 26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고 전 총리가 민주당에 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의 체념상태"라고 말한 것도 고 전 총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호남의 민심을 모두 얻어낸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남 화순과 신안군수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결과를 두고 한 정치권 인사는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열린당에 대한 반감, 지자체장 선거에서는 인물을 선택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고 전 총리측은 연말까지는 중도실용개혁세력통합에 나서며 각 지역 미래희망포럼을 창립하고 여러 정치권인사들과의 물밑접촉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 전 총리는 재보선 결과와 관련 "지금이야말로 중도실용개혁세력의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민이 여당에 무엇을 원하는지 헤아려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총리는 내달 2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미래희망포럼 창립식에 참석, 정치적 현안에 대해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리측 한 관계자는 "이번 재선거 결과는 호남민심이 열린당은 여당이지만 수권정당으로 보지않으며, 민주당에 대한 기대역시 열린당에 대한 실망에 기인한 반사이익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열린당은 자체적으로 정계개편을 이끌 동력이 없기 때문에 고 전 총리에 기대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 전 총리측에서는 지지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마당에서 이제 가시적인 행보가 나타나야하지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중도국민대통합 전국청장년연대(중청련, 구 고청련)'은 26일 논평을 통해 "10.25 재보선 결과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 이어 여당에 대한 확실한 퇴출명령이자 사실상의 사망선고임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동시에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작업이 즉각 개시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청련은 또 "여당의 전현직 당의장이 열린당 창당과 정치실험의 실패를 자인한 바 있듯이 현 집권세력은 정계개편의 주도자가 될 수 없다"며 고 전 총리의 역할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