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5재보궐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은 기대했던 대로 전남 해남·진도에 깃발을 꽂게 되자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오후 10시경 자당 소속 채일병 후보가 열린우리당 박양수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되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보냈다.

    채 후보는 박 후보를 약 36%포인트 차로 제치고 이정일 전 의원이 잃었던 해남·진도를 다시 민주당 품에 안겼다. 이로써 민주당은 의석수 12석을 회복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해남·진도 승리로 열린당과의 ‘호남 쟁탈전’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고 자부했다. 또한 향후 정계개편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28일 목포 방문을 앞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도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채 후보를 당선시켜 준 것은 민주당이 앞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서 과거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나라는 유권자들의 지상명령”이라며 “그 명령에 따라 정치발전에 앞장 서 그 틀을 짜는데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 변화의 시동은 열린당에서 출발하겠지만 열린당이 어떤 변신을 꾀한다고 하더라도 그 얼굴, 그 형태를 갖고는 노무현당을 벗어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접목이 안된다면 새롭게 변할 수 없다. 이것이 민주당이 정계개편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자신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 중 개별적으로 열린당의 여러 분들을 만나고 있다. 시간이 되면 구체적인 모습이 나올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한 한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26일 주요 라디오 방송 시사프로그램과 인터뷰 일정을 미리 잡아 놓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이상열 대변인은 “결국 민주당이 중심이 돼서 한나라당 일당 독주를 견제하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으라는 국민들의 뜻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지난 5·31지방선거에서도 열린당은 한나라당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판명 났고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있다는 것이 재확인된 만큼 정계개편 과정에서 민주당이 중심에 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열린당의 참패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고 이제 열린당이 해산하는 시기만 남았다”며 “결국 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 역사성을 계승한 헤쳐모여식의 제3당 신당 창당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전남 화순 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낙선한 데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가 참신성이나 국민이 바라는 비전을 제시하는데 실패한 것이 패인”이라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 대표 고향이기도 한 신안 군수 지역은 63.5%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11시 현재 무소속 박우량 후보가 민주당 최영수 후보를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