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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지도부에서조차 ‘열린당으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가 지난 2~3일 열린당 지도부(비상대책위원 13명, 핵심당직자, 3선 이상 중진 의원 등)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4명(6명은 응답하지 않거나 연락이 되지 않음) 중 91.6%(22명)가 ‘현재 열린당 체제로 내년 대선에서 희망이 없다.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유일하게 민병두 홍보위원장만 ‘이대로 집권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 체제로는 안된다’는 지도부의 위기의식은 67%가 신당 창당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에서도 드러났다. 정장선·김덕규 의원 등 7명(29.1%)은 ‘범여권 신당 창당’을, 문희상·원혜영·이목희 의원 등 9명(37.5%)은 ‘신당 창당과 현 여당으로 외연 확대’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자고 했다. 현 여당체제를 유지하면서 외부와 연대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유재건 의원 등 3명(12.5%)이었고, 새 판 짜기가 불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신기남 의원뿐이었다.
신당 창당 및 외연확대의 필요성을 말한 19명 중 58.3%인 14명은 연대의 대상으로 고건 전 국무총리, 민주당, 국민중심당은 물론 한나라당 일부까지 포함하는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라는 응답자는 5명이었다.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62.5%에 달했다. ‘신당 창당시 노 대통령은 배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4명, ‘자연적으로 분리될 것’이란 응답이 3명이었다. 또한 ‘인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지만 노 대통령이 새 판 짜기에 관여해선 안된다’는 응답도 8명(33.3%)이었다. 반면 노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3명(12.5%) 뿐이었으며 6명은 입장을 유보했다.
정계개편 추진 시기에 대해 45.9%(이미경·유재건 의원 등 11명)는 올 12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내년 초라고 내다본 의원은 5명(배기선 의원 등 20.8%)이었다. 문희상 의원 등 6명(25%)은 내년 2월 이후에나 정계개편이 시작될 것이라고 점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