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지지단체가 하나둘 생겨날 때마다 고건 전 국무총리측에서 나오는 단골 멘트다.

    10일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전국모임인 '국민통합과 중도개혁세력 결집을 위한 고건지지 전국 청장년연대(이하 고청련)'가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컨벤션홀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정치조직'임을 공공연히 내세운 고청련은 이날 "중도세력 대통합을 이룰 정당 건설에 앞장서겠다"며 신당창당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

    타 유력 대권주자들과 달리 소속 정당이 없는 고 전 총리에게 정책자문그룹인 '미래와경제', 시민단체 '희망한국국민연대'에 이어 정치적 외곽조직이 가세한 셈이다. 고청련의 조직은 상임대표, 공동대표, 운영위원회 등 지도부 산하 특별위원회, 15개 직능 분과위원회, 대변인, 16개 광역지부와 조직위원을 두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정당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고청련 이전에도 고 전 총리 지지를 내걸고 만들어진 정치조직이 있었다. 지난 4월 창당한 한국의 미래를준비하는당(한미준)이 그것. "한미준은 나와 무관하다"는 고 전 총리의 거듭된 부인에도 한미준은 '고건 신당'임을 암시하며 창당, 5.31 지방선거에서 독자후보를 내기도 했다. 한미준은 현재 선진한국당으로 개명, 고 전 총리와 결별(?)한 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고청련 역시 고 전 총리와 직접 연관있는 조직으로 보긴 이르지만, 부인하기도 어렵다. 고 전 총리측은 "어떻게 발전하게될 지는 모르지만 관심있게 보고 있다"는 수준에서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교감없이 너무 서둘렀던 한미준과는 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일단 "전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던 한미준과는 대접이 다르다. 고청련에는 고 전 총리가 지난달 출범시킨 희망연대와 겹치는 인사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청련 김철근 상임대표 역시 "창립과정에서 고 전 총리측과 일체 논의가 없었다"며 고 전 총리측 의중이 실리지않은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단체임을 우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 전 총리가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고 기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향후 활동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전국 각지를 돌며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세불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와의 연관성에 대해 그는 "(고 전 총리가) 고청련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 전문가 집단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면서 "향후 상황과 때가 오면 고 전 총리측과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지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중도정당 결성에 앞장서고, 고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세우겠다"는 구체적인 정치참여 방향을 밝히며 출범한 고청련은 학계, 법조계, 언론계 출신 전현직 전문가 40명의 공동대표단 체제로 꾸려졌다. 김 대표는 "대중에게 유명한 특정 인사 1인을 내세우면 조직 전체의 이미지가 대표 중심으로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규모로 지도부를 구성한 이유를 말했다. '고건'이라는 지도자를 위한 외곽 지원조직으로만 충실히 활동하겠다는 뜻이다.

    ◆ 미래와 경제 - 고 전 총리의 정책자문그룹으로 일종의 '싱크탱크'역을 담당한다. 고 전 총리가 발기인으로 직접 참여, 지난 3월 창립했다. 이세중 전 변호사협회회장이 회장을 맡고 정책개발위원장인 김중수 전 KDI원장을 중심으로 젊은 교수들이 모여 고 전 총리의 정책후원을 담당한다. 고 전 총리의 오랜 동지인 '동숭포럼'멤버들이 다수 참여했다. 미래와경제는 매주 워크샵을 통해 국가현안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아젠다를 모색한다. 고 전 총리는 "이 모임을 공부방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 희망한국국민연대 - 8월 창립. 고 전 총리를 비롯, 이종훈 전 경실련 대표, 김수규 전 서울 YMCA 회장, 양현수 충남대 총장,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등 5인이 공동대표다. 희망연대는 정치소비자 주권찾기를 위시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민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는 정치적 결사체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시민단체'라고 자신의 성격을 규정했다. 실제 희망연대에는 정치인 참여를 배제했으며, 고 전 총리도 "현실정치에 참여한다면 정치의 장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우민회, GK피플 -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팬클럽. 지난해 발족한 우민회는 4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고 전 총리측 '원조격' 팬클럽이다. 최근 홈페이지도 새단장하는 등 고 전 총리의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앞서 채비를 갖췄다. 또 8월 조직된 '고건과 함께 희망을 여는 사람들(GK피플, 최종민 의장)'도 만만챦은 세를 과시한다. GK피플은 10일 대전에서 전국 지부장 등 100여명 지도부가 참여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고 모임의 방향과 조직관리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