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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던 한나라당 ‘강재섭호’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 등을 두고 맥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며 ‘제1야당이 맞느냐’는 당내외의 매서운 비판을 받고 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열린 30일 한나라당 의원 워크숍에서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시작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날 전작권 논의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당내에서도 당 지도부의 무기력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된 ‘한나라당 참정치운동 및 국회의원 워크숍’ 인사말을 통해 “노무현 정권에 큰 실망을 한 국민들은 대안세력으로 한나라당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며 잘해 줄 것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에 대해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은 국민들이 그대로 한나라당이 다음에는 반드시 집권을 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최고위원 등 지도부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많은 언론들은 전작권 논의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한나라당에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강 대표는 “누구의 탓도 아니고 한나라당이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질책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해 잘할 각오를 가져가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언론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며 “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대표가 된 순간부터 내 역사적 사명은 ‘밀알’이 돼 당을 잘 통합시키고 화합해 내년에 반드시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국적으로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등이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이다. 느슨하게 가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한나라당은 또 망가지게 된다”며 “험한 파도를 헤쳐 나가 우리가 생각하는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로 한나라당호를 출발 시키자”고 자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 자정운동인 참정치운동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5대 공공의 적으로 명명한 ‘반시장적 정부만능주의, 획일주의적 결과평등주의, 집단이기주의, 부정부패, 폐쇄적 민족주의’ 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대표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김형오 원내대표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은 자기반성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다. 솔직히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이 아직도 무기력증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46%로 나오는 등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냉정히 생각하면 노무현 정권의 무능·오만·독선·실정에 대한 반사이득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8년 반동안 야당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반성의 시간을 갖고 싶다. 그 점에서 참정치운동 실현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제 의총에서 국민들에게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준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 원내전략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다”며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나라당은 전날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던 '전작권 논의 중단 촉구 결의안'을 이날 채택했다.
이날 합동연찬회는 소속 의원들만을 대상으로 하던 기존 워크숍 형식을 깨고 국회의원, 당원협의회 위원장, 상임전국위원, 국책위분과위원장, 중앙위분과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참정치운동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또한 31일에는 의원들만의 워크숍을 갖고 9월 정기국회 대응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