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면직당했던 운동권 출신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불과 넉달만에 통일부 국장급 임용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유사한 음주운전 경력때문에 인사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다른 경우와 비교되면서 노무현 정권의 인사가 이중잣대에 의해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86 운동권 출신으로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을 지낸 김창수씨가 통일부 사회문화교류본부를 책임지는 협력기획관에 임용키로 결정됐다고 중앙일보가 30일 보도했다. 김씨는 노 정권이 들어선 2003년 2월부터 청와대 안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4월 새벽 음주운전으로 택시를 들이받아 사람을 다치게하는 사고를 내, 사건 이틀뒤인 17일 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사고낸 민화협출신 청와대행정관, 파면 넉달만에 정부 국장급으로
    고시출신 전문관료는 청와대 임용 거부

    통일부 사회문화교류본부는 사회문화분야 여러 단체들의 북한과 교류, 협력하고 북한을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조정하는 부서로 이산가족 관련 정책, 탈북민 정책도 담당하는 요직이다. 협력기획관은 그동안 내부 전문 공무원들이 맡아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개방직으로 지정, 민간인 가운데 통일부의 심사를 거쳐 추천, 중앙인사위원회의 검증을 통해 임용된다. 운동권 출신의 김씨는 중앙인사위의 역량검증을 거쳐 오는 9월 임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외교통상부의 김숙 전 북미국장은 음주운전 경력 탓에 지난해 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조정실장(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에 임용 직전 탈락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당시 청와대는 "도덕성을 문제삼지않고 넘어가선 안된다"며 임용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국장은 현재 특별한 권한이 없는 '한미관계비전 홍보대사'로 근무중이다.

    고시출신의 전문 외교관료인 김 전 국장의 경우와 운동권 출신의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김창수씨가 너무나 상반된 인사라는 지적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통일부 내에서는 최근 "386 운동권 출신의 김씨가 올 것" "정권의 구미에 맞는 코드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이종석 장관의 자기 사람 챙기기 차원에서 자리를 얻어내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이종석 통일의 자기사람 챙기기?
    중앙인사위 "통일부서 음주 등 윤리, 기강 챙겨 추천…"

    한편 김씨의 임용논란에 대해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담당 부처인 통일부에서 검증과정을 거쳐 중앙인사위에 후보자를 올리게 된다"며 "김씨는 고위직을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신원조회를 거쳐 전과 사실등에 대한 통일부의 평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 개방직의 경우 현직 공무원이 승진하는 경우와 달리 음주문제가 엄격히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음주나 윤리, 기강 문제는 통일부에서 평가했을 내용이며, 중앙인사위는 이보다 실무적인 역량, 전문성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에서는 김씨의 음주운전 전력이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