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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까진 박근혜-이명박 양강구도를 허물고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려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7·11전당대회로 위축된 당내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한나라당 소장파. 양측의 연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남경필 원희룡 진수희 등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번 주말인 26, 27 양일 간 손 전 지사의 '100일 민생대장정'에 동참한다. 그동안 손 전 지사와 당내 소장파간의 연대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수요모임 소속 몇몇 의원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박근혜-이명박 양강구도를 깨기 위해 손 전 지사를 지지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원희룡 의원은 "손 지사의 목소리와 당내 영향력이 지금보다 훨씬 커져야 한다"고 했고 남경필 의원도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손 전 지사가 3자구도(박근혜-이명박-손학규)로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도 "손 전 지사와 가깝다" "손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소장파와 손 전 지사가 연대움직임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빅3(박근혜 이명박 손학규)가 개별적으로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하며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소장파의 이번 움직임은 '특정대선주자 줄서기'란 당내 지적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도 이번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 동참행보를 수요모임 차원이 아닌 개별적인 움직임이라 주장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수요모임의 언론부대표를 맡고 있는 박승환 의원은 "처음 모임차원에서 가려했으나 손 지사에 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개별적으로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전 지사와 소장파의 성향과 코드가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당내에선 소장파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최근 손 지사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박근혜-이명박과 견주기엔 부족하지만 1~2%대에 머물던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3~4%로 오르며 계속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도 최근 손 전 지사를 주목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기존의 대선주자와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번 '민심대장정'을 통해 여론을 흡수할 수 있는 어젠다를 제시한다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손 전 지사의 '눈덩이'전략 처럼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도 "현재로선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의 지지율은 더 이상 오를 수 있는 동력이 없다. 그러나 손학규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소장파와 손 전 지사의 연대는 손 전 지사 뿐 아니라 지난 7·11전당대회로 위축된 소장파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란 시너지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장파도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수요모임 한 관계자는 "손 지사가 당내에서 자기자리를 빨리 잡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개혁세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최근 수요모임이 자주 모였고 이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박승환 의원은 "수요모임내에 손 지사를 아끼는 의원들이 많다"며 손 지사와 소장파의 연대가능성에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이와는 별개로 원희룡 의원도 차기대선을 위한 행보를 준비중이다. 어떤 콘텐츠와 이미지로 부각시킬지 결정되진 않았지만 원 의원도 현재 기존의 대선주자와 차별화 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원 의원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은 원 의원이 계획하고 있던 것"이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