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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대장정의 반환점을 맞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정치는 바를 정(正), 옳고 곧게 하는 것이며 '국민들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대선주자로서의 정치철학을 밝혔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 중 한명인 손 전 지사는 18일로 100일간의 민심대장정 50일째 날을 시작했다.
손 전 지사는 17일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사구시 정신과 민본사상을 강조하면서, "정치는 지금껏 정치인들의 게임으로 인식돼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민심대장정 전반기를 마감하면서 연합뉴스, CBS 등과 인터뷰를 가졌다.
손 전 지사는 "다들 '민심대장정 정말 좋게 보고 있다'고 칭찬을 하다가도 대화 말미에는 '그런데 정치는 언제하느냐, 이제 정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민심대장정, 이것이 곧 정치"라며 '정치의 근본'이 민심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민심대장정의 반환점을 돈 소회를 묻는 질문에 손 전 지사는 세종대왕와 다산 정약용을 떠올렸다. 그는 "정치가 국민 생활과 밀접해져야 한다는 점을 더 절실히 느끼며, 국가지도자는 국민과 함께 있어야 한다"며 "세종대왕은 어려운 백성의 눈에서 국정을 봤기에 해시계와 측우기 등을 만들 수 있었고 다산도 백성들의 어려운 실생활을 듣고 어려운 부분을 고쳐준 게 실학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와 관련, 손 전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작통권이 뭐가 그리 절박한 문제라고 (노 대통령이) 끄집어내 국내 불안과 국제 불신을 가중시키느냐"며 "중요한 문제이긴 하나 대통령이 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의 '현 작통권 상황이 헌법정신과 다르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헌법에 맞지 않다면 당장 고쳐야지, 2009년까지 왜 기다리냐"며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손 전 지사는 "작통권 같은 문제는 조용히 합의해서 계획이 다 만들어진 다음에 발표해도 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 30일 4년간 도백으로서의 임기를 마치자 마자 배낭하나 둘러멘 채 민심대장정을 떠난 손 전 지사는 전남 장성군을 시작으로 전국 8도 40여곳을 다니며 민심을 듣고 민생을 체험해왔다.
정치인의 '쇼'라는 불신을 씻고 손 전 지사는 태풍과 물난리를 겪는 곳에는 삽을 들고 피해복구에 나섰으며, 토마토와 고추, 미역을 따는 농어업체험부터 제철소 작업, 탄광 막장작업, 대형할인점 근무 등 국민들의 여러가지 삶에 직접 뛰어들어 몸으로 느껴왔다. 손 전 지사의 홈페이지에는 그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1만300여건이 넘어서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최근 인기를 누린 드라마에서처럼 손 전 지사를 '주몽'에 비유하기도 했다.
임기 후 중앙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민심 속으로 행군하고 있는 손 전 지사의 지지도도 더디지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6일 발표한 리서치앤리서치의 대선주자 선호도조사결과 손 전 지사는 지난달 1.9%에서 8월에는 3.5%로 뛰어올랐다.
손 전 지사는 "호남은 아직 현 정권의 대안으로 한나라당을 생각하는 것 같지 않으며, 영남은 '한나라당이 해달라'는 생각이 많은 반면 '지금의 한나라당으론 안된다'는 의견도 많아진 듯하다"고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로서 각 지역에서 받은 느낌을 전했다. 그는 민심대장정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천천히"라고 말을 아꼈다. 손 전 지사는 대장정의 남은 일정 역시 "바람따라 구름따라 국민에게 우리편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행보를 해간다"고 말했다. 그는 50일째인 18일에도 경남 사천을 찾아 민심대장정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