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발표 직후, 재계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에 대한 적잖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장이 경제계와의 ‘뉴딜(사회적 대타협)’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기업인 사면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뉴딜‘ 정책이 시작부터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당내 회의론도 급속히 일기 시작했다. 집권 여당의 무력함이 여실하게 드러난 셈이다. 이래저래 집권여당의 꼴이 말이 아닌 것인데, 이런 결과가 실제 우리 사회 파워조직에 대한 영향력과 신뢰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중앙일보가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김병국)과 공동으로 우리 국민 1543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의 24개 파워조직에 대한 영향력과 신뢰도 조사 결과를 실시한 결과, 열린우리당은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모두 최하위인 24위로 나타났다.

    영향력은 ‘전혀 영향력 없음’을 0점으로해 ‘매우 영향력 높음’의 10점 사이에서, 신뢰도 역시 ‘매우 불신’ 0점에서 ‘매우 신뢰’ 10점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한 이번 조사에서 열린당은 영향력 측면에서 3.55점을, 신뢰도 부분에서 2.98점을 얻는데 그쳤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서도 열린당은 영향력 측면에서 4.83점(19위)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큰 점수차로 꼴찌를 기록했다. 신뢰도 측면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점수 차이는 3.98점에서 2.98점으로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청와대의 경우에도 영향력과 신뢰도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는데, 영향력 부분에서는 13위(4.93점)로 비교적 중위권 수준이었으나, 신뢰도 측면에서는 21위(3.69점)로 하위권 수준으로 기록됐다. 청와대도 지난해 조사 때와 비해 모두 순위가 소폭 하락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의 집권말기 상황에 따른 우려와 함께 최근 빚어지고 있는 당․청간 갈등 기류와 맞물려 집권여당과 참여정부의 현주소를 여실히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영향력 부분 5.21점으로 11위, 신뢰도 부분 4.45점으로 13위를 차지, 비교적 중위권을 마크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서도 소폭 상승하는 순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최근 대표적 사회 신보수운동의 선두주자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뉴라이트도 영향력과 신뢰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영향력 부분에서는 지난해 19위에서 17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으며, 신뢰도 측면에서도 14위로 중위권을 차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참여연대는 영향력과 신뢰도 측면 모두 지난해(영향력 12위(5.28점), 신뢰도 8위(4.98점))보다 각각 하락한 16(4.79점)·15(4.42점)위를 기록했다. 특히 신뢰도 측면에서는 무려 7계단이나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장 영향력과 신뢰도가 높은 집단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현대자동차 삼성 SK 등 대기업이 1․2․3위를 차지했으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는 여전히 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7․8․9일 전화로 실시됐으며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