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를 찾은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강하게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어느 지역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에게 많은 표를 준 곳이다. 이런 광주에서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10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당정협의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대표를 비롯해서 참석한 당직자들 모두 한 목소리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을 비롯한 시관계자들에게 '호남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대표가 호남구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당직자들 모두 허리를 낮췄다. 그러나 당정협의회의 마지막에 광주에 대한 쓴소리가 터져나왔다. 광주 출신으로 당의 국책자문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이환의 전 의원(15대때 비례대표)은 박 시장을 향해 "호남고속철도 조기건설은 참여정부 임기 내에 불가능하다고 전망된다"며 "노 대통령은 광주에서 97%의 표를 얻어 당선이 됐고 (후보시절에도)대통령이 되면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등 광주에 희망을 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결국 정부·여당이 예산을 얼마나 줬느냐"고 따졌다.

    이 전 의원은 "열린당 의원들이 광주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호남고속철은 왜 노 정권 임기내에 착공이 안되느냐"며 "열린당 사람들은 뭐하는 것이고 광주시는 왜 노 대통령에게 그렇게 표를 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시장님은 노 대통령에게 삿대질도 할 수 있잖아요. 대통령이 되자마자 광주에 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호남고속철도도 금년내 착공이 어려운 상황인데 시장님이 대통령에게 직접 말씀을 좀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이같은 예기치 않은 발언에 박 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들은 물론, 동석했던 한나라당 지도부 역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나타냈다.[=광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