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6 운동권 출신으로,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지난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이 8일 자기반성의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총선 직후부터 현재까지 지난 2년간의 과정에서 나타난 자신의 자만과 게으름을 호되게 자책하는 모습이지만, 잇따른 선거참패와 정권재창출에 대한 극도의 위기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다.

    소위 운동권 출신 ‘탄돌이(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엉겁결에 국회의원 배지를 단 열린당 초선 의원을 지칭)’로, 전형적인 열린당 의원상(像)을 보이고 있는 백 의원의 이같은 자기반성이 최근 위기에 처한 당 상황과 맞물려 당내에서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주목되고 있다.

    백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 의원칼럼란에 올린 글을 통해 “5월31일 예견된 지방선거의 패배를 뒤로 하고 2달간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자만과 게으름의 지난 2년을 반성한다”고 씁쓸해 했다. 백 의원은 자만했던 자신을 책망하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속에서 희망을 찾기 보다는 항상 내 머릿속에서, 책속에서 미래를 찾았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으며, 다른 사람들보다 잘나서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마음 한구석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가 보다”며 무거운 심경을 드러내 보였다.

    백 의원은 또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면서 산 것은 아닌가 한다”면서 “이런 저런 핑계가 쌓이고 자기 합리화가 되면서 고민하고, 토론하고, 공부하고, 발로 뛰는 시간이 줄어든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반성한다”고 말했다. “맡은 분야마저도 게으르게 대하면서 국민들의 대표가 되고자 했던, 게으름을 감추기 위한 위선의 시간은 아니었는지 뒤돌아 본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두 달간 무심하게 자신을 뒤돌아보는 작업은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긴 슬럼프에 빠질 것도 같았다”면서 어려운 자기반성의 소회를 마무리 했다.

    백 의원의 이같은 자기반성은 당내에서 탄돌이로 불리면서 노 대통령을 뒷배경삼아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했던 예전 탄돌이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잇단 선거참패에 대한 책임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대한 격한 비판을 쏫아 놓는 등 탄돌이들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는 점과도 맞물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 의원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85학번으로, 당내 대표적인 ‘386 운동권 출신’이며, 지난 1998년에는 노무현 당시 의원비서관을, 2000년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에는 정무보좌역을 맡는 등 노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했었다. 당내 ‘386 친노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