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의 2007년 대선 ‘히든카드’로 지목되어오다 노무현 대통령이 꺼낸 ‘외부선장론’의 주인공으로도 거론되고 있는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 그는 8일 ‘열린우리당호 선장’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정치권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항해하고자 하는 목적지와 항로가 (정치권과) 다른 길”이라며 “다른 배에 타고 있는 내가 정치라고 하는 배에 옮겨 타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전 한 인터뷰에서 정계 진출에 대한 질문에 “정치라는 욕먹는 진흙탕에 내발로 들어가는 일이 쉬울지 모르겠다”고 답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확실한 부정이 아닌 “쉽지 않다”는 표현을 쓴 것이 달리 해석될 수도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박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안 한다는 입장”이라고 확실히 못 박았다.

    그는 “사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도 크게 보면 우리 사회, 우리 공동체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그 비전을 달성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치와 다를 것도 없는 일을 이미 하고 있는 입장이다”며 “개인적으로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저 나름대로 다른 길을 걸어왔고 또 열심히 일 해왔기 때문에 충분히 국민들이나 일반 다른 분들이 제 생각의 진실성을 믿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자신의 정계진출 여부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과연 정치권에서 정말 진정으로 이런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나한테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온 것도 아니다”며 “정치라는 게 하고 싶은 사람이 와서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자신을 ‘여권의 히든카드’라고 지목한 제성호 중앙대 교수(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겸 대변인)가 친북·좌파 성향의 정체성 등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정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것은 변호사를 하면서 무고하게 희생되는 사람들의 수많은 사례를 봐 왔기 때문”이라며 “언젠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한 언론사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데 추천의 글을 쓰기도 했다. 이 전 총재가 주사파냐”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무지막지한 잣대로 한 사람의 사상을 재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런 주장이 난무하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라는 게 더 가야되겠다, 좀 더 중용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도 했다.

    박 변호사 외에 또 다른 ‘외부선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도대체 왜 이런 얘기가 자꾸 나오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열린당과 접촉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정치에 관심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도대체 누가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지도 모르겠다”며 “총장직에서 물러나 평교수로 돌아온 만큼 앞으로 학자의 소임에 충실하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