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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6일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인사권을 존중해달라"며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추진 가능성을 시사하자 한나라당이 제동을 걸었다. 또 향후 전개될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개입할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큰 우려를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인사권 존중'과 '탈당하지 않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2007년 대선개입'으로 해석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은 '대통령이 대선중립 의지를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강력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했다.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은 7일 오전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대통령 인사권 존중'을 주장한 대통령을 향해 "인사권은 당연히 대통령에 있고 우리도 간섭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인사권도 무소불위의 통제를 받지 않는 권력은 아니며 원칙에 맞고 여론에 부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인사권 존중을 주장하며 문재인 법무장관 기용을 우회적으로 밝힌 데 대한 반대입장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강 대표는 "그렇기에 총리나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진 뒤 "오이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국민여론에 부합하는 인사가 이뤄지는 지 잘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곧 바로 마이크를 잡은 김형오 원내대표는 더 강도높게 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며 '문재인 법무카드'를 반대했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청와대 회동에서 노 대통령의 말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정계개편과 대선에 관여해 정권연장을 이루겠다는 의사를 비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선장론'을 얘기했는데 이는 노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판을 흔들어 큰 이익을 봤던 노 대통령이다. 다음 대선에서도 또 선거판을 흔들 가능성이 짙다"며 "유시민 김병준 문재인씨 같은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은 단순히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일하겠다는 것을 뛰어넘어 정권연장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법무장관 기용 반대'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불가사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노 대통령 최측근인사가 법무장관을 할 경우 대선중립을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업 사건' 등 여권의 공작에 의해 지난 대선에 패했다는 인식이 강한 한나라당으로선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가 또 다른 '공작'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문재인 법무카드 반대 뿐 아니라 유시민 정세균 등 여당 출신 장관들의 연말 당 복귀까지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내년 대선에 공정성과 대선 불개입을 선언해야 한다"며 "현재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여당소속 정치장관도 연말까지는 모두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의 '선장론'에 대해서도 "지역구가 섬이라 배에 대해 잘안다"며 "아무리 크고 튼튼한 배라하더라도 관리를 잘못하면 고장이 난다"며 "이는 선장을 바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수리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