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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4일 사설 <민심(民心) 거스르는 대통령 인사권은 ‘월권’이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대통령 인사권의 근원은 국민이다. 국민을 위해 행사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이다.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이 3일 ‘구태적 폐습’ ‘언론의 여론재판’과 같은 표현으로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낙마 등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 부총리의 사퇴를 주문하고 지명 이전의 ‘문재인 법무’에 반대하는 여야, 특히 열린우리당에 대해 ‘더 이상 선을 넘지말라’식의 통첩처럼 들린다. 휴가중인 이 실장이 역시 휴가중인 노무현 대통령과 회의한 후에 자청한 회견이라면 노 대통령의 ‘간접 화법’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노 대통령의 이 간접화법은 ‘김병준 파문’의 본질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이 실장은 여당이 진상규명 없이 사퇴 요구에 편승한 것을 ‘구태적 정치폐습’의 사례로 꼽았지만, 1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 등을 통해 김 부총리의 제반 의혹은 한 줄기도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 정치권의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이전 정권에서도 반복돼온 주기적 패턴쯤으로 일반화하는 인식도 본질을 회피하는 잘못이다. “언·청(言靑) 관계가 사안의 본질”이라고 한 대목은 노 정권 특유의 언론 적대감까지 적잖이 묻어나온다.
이 실장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 존중할 만한 인사권 행사를 ‘비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민주 헌정의 부정이다. 문제는 수권(受權)한 인사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는지, 혹 월권(越權)하는 것은 아닌지를 지켜보고 비판이 필요하면 비판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고 이것을 부인하는 것 역시 민주 헌정 부정이다. 국정 표류를 초래한 것은 인사권 문제가 아니라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의 악순환이다.
노 정권의 친위세력이라할 ‘노사모’의 노혜경 대표도 2일 김 부총리의 낙마는 유사 지식인 탓이라며 “대통령이 잘하고 계신 이면에 서린 어둠”에 비유했다. ‘언론 독재의 상황’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실장의 말과 같은 맥락으로 들린다. 인사 실패의 근원을 제쳐놓고 이렇듯 피·아(彼我) 이분법으로 일관하고 있어 민심이 그만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