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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부산지부가 지난해 10월 교사 교재용으로 제작한 통일교재에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가 1983년 펴낸 ‘현대조선력사’ 일부분을 그대로 발췌, 기술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뉴라이트 단체인 ‘친북반국가행위진상규명위원회(이하 친북규명위, 위원장 제성호 중앙대 법대교수)가 내놓은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학교 교재의 친북 반국가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92쪽 분량의 자료집 중 3분의 2 이상이 출처도 명시하지 않은 채 ‘현대조선력사’에서 그대로 인용하는 등 북한의 역사관을 여과 없이 옮겨 놓았다. 현대조선력사는 주체사관을 대변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역사서 ‘조선전사’ 35권의 축약판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재는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위원회가 지난해 10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매주 화요일 총 3차례에 걸쳐 통일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는 전교조 소속 각급 교사 30여명을 대상으로 한 통일학교 강연 교재로 제작됐다. 이 강연은 전교조 부산지부 강당에서 ‘일제시대의 해방투쟁(제1강), 해방 이후 이북의 현대사(제2강), 북미 핵 대결에서 드러난 이북의 새로운 사상은 무엇인가(제3강)’라는 주제로 열렸다.
친북규명위는 강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1강과 2강의 강연 자료 내용이 북한의 ‘현대조선력사’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지부는 제3강 강연에서 통일학연구소 한호석이라는 한 재미 사회학자의 글을 인용,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하기도 했다. 또 북한 남침은 기술하지 않은 채 미군의 세균전과 양민학살 내용만 실었으며 1988년 미사일 위기는 ‘눈물 어린 환희’로 2004년 핵 위기 때를 ‘조선의 본때를 보여준 가슴 후련한 해’로 표현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 교재는 6.25 전쟁을 “김일성은 6월 26일 전체 인민들을 위한 방송연설에서 조국해방전쟁이 승리를 위한 전투적 과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표현하면서 ‘조국해방전쟁’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우상화 했다. 또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주체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해 전개된 근로인민대중의 자주성 실현을 위한 혁명투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조선력사 165쪽과 274쪽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전교조 부산지부 강병용 정책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통일학교 행사는 북한과 남한의 역사에 대한 시각을 비교, 분석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북한의 역사 원서내용을 인용했던 것"이라며 "이 행사에 참석한 일부 교사들은 북한사회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비판적인 시각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산지부 고호석 지부장도 "당시 교재는 40부 가량 인쇄됐고 3번의 세미나에 참석한 총 교사수는 25명 가량에 불과하다"며 "일부 언론에서 교재 내용이 학생들에게도 교육될 것 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제 교수는 “이 교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의 역사관을 미화해 북한 정권을 정당화 한 ‘친북반국가성’을 띤 자료”라며 “친북 편향적 역사관을 가진 교사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의식을 주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해에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얼굴의 캐릭터가 비속어를 사용해 말하는 동영상 교육자료를 만들어 논란이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