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관련한 첫번째 칼럼에서 특정 대권주자 중심의 ‘도로 민정당’ 체제로는 국민적 염원인 정권교체가 불가능함을 밝혔다. 이번 칼럼에서는 구체적으로 한나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리론과 색깔론을 제기하고, 특정 대권주자를 위한 '도로 민정당‘ 체제의 제1 야당 지도부를 구성하여 정권교체를 요원하게 만들고 있는 세력들의 행태를 통렬하게 고발하고자 한다.

    시대는 희대의 무능과 교활한 표퓰리즘으로 민심을 압사시키고, 국가를 결딴낸 노무현과 열린당 정권의 재집권을 막아야 할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시대의 통탄할 ‘계륵(鷄肋)’인 한나라당의 혁신을 위해 당원은 물론이고, 합리적 우파진영, 나아가 국민 모두가 나서서 냉철하게 제1 야당을 심판하고 견책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하고자 한다.

    -민심 짓밟은 7.11 전당대회 색깔 및 대리논쟁 책임규명-

    한나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색깔론과 대리론을 누가 촉발시켰으며, 실제로 이런 세력들과 결탁해 경선에 개입한 대권주자가 누구인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수구꼴통당’ ‘도로 민정당’ 으로 세론의 질타를 받는 한나라당의 개과천선, 환골탈태를 압박하는 것이고, 둘째는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인식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다시는 이 땅에 노무현과 열린당 같이 국가에 해악을 끼치는 불행한 정권이 출현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색깔론의 포문을 연 사람은 극우단체의 신문광고를 들고 7.4일 부산유세에서 이재오 후보의 사상전향을 물은 이규택 후보였다. 그는 한술 더 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이재오 후보와 연결 지으며, 자당의 유력 대권주자까지 빨갱이로 몰아쳤다. 7월6일자 TV토론에서는 강재섭 후보가 이규택 후보와 같은 논리로 이재오 후보에게 색깔을 뒤집어 씌웠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강재섭 대표가 색깔론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우기는 것은 파렴치함 그 자체인 것이다. 전당대회 당일 날인 11일에는 대회장에 ‘나라사랑 어머니 연합회’ 등의 광고가 담긴 이재오 후보를 빨갱이로 모는 전단들이 대량 뿌려졌다. 불법유인물이고 흑색선전물이다.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재오 후보 ‘빨갱이 몰기’는 어느 한 후보의 주장이 아니라, 강재섭 후보를 돕고자 하는 세력들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으로 분석된다. 대리전 논쟁은 대부분 언론이 전하듯 민심으로는 도저히 당 대표에 당선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강재섭 후보 측과 대선후보 경선의 유리한 발판을 구축하고자 하는 특정 대권주자 측의 치밀한 합동기획에 의해 나온 작품이 명백하다.
     
    강 후보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이 "개혁적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게 좋겠다"라고 한 말을 인용, 이 전 시장을 대리전 논쟁의 한 복판으로 끌어 들였다. 이 전 시장의 발언이 이재오 후보를 염두에 두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패. 수구당 이미지인 한나라당의 쇄신을 바라는 다수 국민의 바램과도 맞닿아 있는 바, 도독놈이 제 발 저리지 않는 이상 그리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이 아닌 것이었다.

    골수 박근혜 우먼인 전여옥 후보가 이 시장이 지칭하는 개혁적 인물은 바로 자신이라고, 소도 웃을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민정당 정신을 이어받은 강 후보의 공작성과 교활성의 도가 어떠한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하겠다. 강 후보는 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재오 후보가 아닌 이 전 시장과 대적하는 것 같다” 며 이 전 시장의 경선 개입을 기정사실화 시키고, 박 대표가 자신을 돕고 있다고 떠들며 당심을 왜곡하는 사악함을 보여주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개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

    필자는 언론이 전하는 전당대회 과정과 당일 현장 분위기에 비춰 볼 때, 이번 당 대표 경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대권주자는 박 전 대표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는 어느 정파를 위함이 아니라, 열린당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의 당위성에 기초한 야당 대권 주자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라도 시시비비가 분명해야 한다는 소신에 의한 것이다. 어설픈 양비론은 역사의 퇴행을 조장하며, 더 큰 불행을 야기할 뿐이기 때문이다.

    우선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의 경선 개입 증거로 그와 가까운 박창달 전 의원이 이 후보를 돕고 다닌다는 것을 제시하며, 이에 대한 반발로 박 전 대표가 강 후보를 지원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추는 가능하나 명백한 증거 자료는 될 수 없다. 즉 박 전 의원이 이 전 시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이재오 후보를 밀었다는 논거는 박 전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아닌 홍준표 의원 캠프에 있었다는 점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시장이 자기를 밀지 않았다며 공개 반발해왔다).

    동아일보는 7.14일자 박민혁 기자의 <한나라 ‘박(朴)의 남자’들 안팎서 눈총> 기사를 통해 박 전 대표의 노골적인 대표 경선 개입을 밝히고 있다. 신문은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유승민 의원이 박창달 전 의원과 같은 지역구의 경쟁자 관계에 있다는 점을 전하고, 그가 김무성 의원 등 친박 성향의 의원들과 강 대표 지원에 적극 나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유승민 의원이 “박 전 대표가 강 대표는 물론 당원협의회장들과 전화통화를 일일이 다했다”며 박 전 대표의 경선 개입 사실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힌 사실을 전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유 의원의 말을 뒷받침 하듯 전당대회 날 노골적으로 강재섭 후보를 위해 온몸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다른 대권주자 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전당대회장에 나와 행사장을 돌며 대의원들과 인사했다. 체육관 1층 왼쪽 모퉁이에 마련된 외빈석을 마다하고, 중앙 2층의 대의원석에 앉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박 전 대표는 이것도 모자라, 이재오 후보의 연설 도중에 자리를 떠서 청중들의 이목을 집중함으로써 이 후보의 연설에 김을 뺐다. 이재오 후보는 물론 마지막 주자인 권영세 후보의 연설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빙자하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남으로써 노골적으로 연설을 방해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였다.

    이는 장기표씨의 표현대로 경선무효선언도 가능케 하는 행위였다. 이는 그가 공개적으로 이재오 반대를 선언함과 동시에 강재섭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 마찬가지 였고, 수많은 기자와 방송 카메라 및 대의원들이 그녀의 동선(動線)을 따라 우왕좌왕한 바, 이재오 후보의 연설은 난장판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박 전 대표는 온화함과 단아함, 절제의 대명사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자신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면서까지 유력 대표후보의 연설을 방해하고, 그의 낙마를 밀어붙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또한 강재섭 후보를 지원한 실상과 근거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또한 박사모 정광용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대표 경선에 조직적으로 참여했음을 털어놓은 사실을 볼 때, 이래가지고 내년에 있을 대선 후보 경선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 해봐야 한다.

    만약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박 전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승리의 발판을 다지고자 특정 후보와 ‘차떼기식’ 행태의 한나라당 발(發) 추악한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증폭시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 한나라당이 진실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전모를 밝혀라-

    대리론과 색깔론의 구태 속에 특정 대권주자 중심의 지도부 구성으로 막을 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소장파 중심으로 공작선거의 진상규명과 인책 요구가 거세짐과 동시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여론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희귀 ‘망국세력’ 인 노무현 열린당 세력에 절망하고 있는 국민들이 정권교체에 대해서 그토록 간절한 염원을 갖고 있다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이다.

    대리전과 색깔론 등 온갖 협잡과 음모, 뒤집어씌우기로 인물 뿐 아니라 정신까지 완벽하게 도로 민정당, ‘뉴 민정당’ 으로 부활한 세력들에게 필자와 같이 전두환 독재에 치떨며 젊은 시절을 보낸 다수 386들이 표를 던질수 있을까? 합리성과 클린을 강조하는 20대들이 사특한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모습과 전두환 군사독재의 실상을 보고 전해 듣고 한나라당을 정당 취급이나 할까?

    나는 그동안 칼럼을 통해 노무현 정권으로 인해 야기된 국가파탄의 실상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불행한 정권을 종식시킬 수 있는 정권교체의 희망을 끊임없이 역설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특정 대권주자의 사조직이자 반역사적인 ‘뉴 민정당’ 형태의 한나라당이 있는 한 정권교체는 요원한 꿈임을 단언한다. 아니 그들의 집권 자체가 끔찍한 새로운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는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 남은 애정으로 한나라당이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왜 한나라당이 구제불능의 ‘수구 꼴통당’ 인가에 대해서, 국민이 믿었던 유력 대권주자까지 나서서 온 몸으로 보여준 일대 사건이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는 ‘원조 공화당’과 ‘뉴 민정당’ 이 만들어낸 괴물이다.

    한나라당이 진실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이번 전당대회에 과정에서 표출된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도로 민정당’ 정신을 걷어내는 세례(洗禮)의식부터 단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색깔론과 대리전 논란을 조장하며 음모의 몸통으로 가담하고, 이를 통해 사리사욕을 채운 세력들이 실체적 고해성사를 통해 거듭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전당대회를 구태로 물들게 하고 정권교체를 요원하게 만든 이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한다면, 양식있는 한나라당 당원들과 민심의 압박으로 공정하고 중립적인 제3의 기관을 통해서라도 그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필자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과 다르고 거론된 주체들이 억울하다면 반론을 통해서 그 결백함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이 제시된다면, 오히려 필자가 스스로 반성하고 명예훼손의 책임을 기꺼이 질 생각이다.

    한나라당은 울분에 찬 애국시민들의 분노의 요구가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 농축된 것임을 각혈(咯血)하는 심정으로 들어야 할 것이다. 웰빙, 부패, 수구, 기득권당의 이미지가 변해야 하는 것도 당위이건만, 이제는 전두환 독재의 민정당 망령까지 불러들여 사악한 굿판을 벌이고 있는 제1 야당 한나라당의 모습을 목도하는 고통은 분노를 넘어서고 있다.

    개혁이라는 말만 들어도 발작하는 한나라당에 무슨 말을 더 하리요 마는, 한나라당이 역사의 철퇴를 맞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자나 깨나 쇄신, 또 쇄신 밖에 없음을 명심하라.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