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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통해 생긴 당내 갈등 봉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이 사흘째 당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을 찾았다.
강 대표는 14일 오후 2시경 이 최고위원의 당무복귀 설득을 위해 전남 순천 선암사를 방문했다. 계속되는 이 최고위원의 당무 보이콧이 강 대표에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후유증 우려에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이 최고위원의 당무 보이콧이 계속될 수록 강 대표 체제의 당 장악력은 그만큼 위축될 수 있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가 끝난 직후 비행기편으로 여수로 내려간 뒤 이 최고위원이 머물고 있는 순천 선암사로 항했다. 다른 일정은 잡지 않았다. 7·26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수해피해 대책 등 당장 산적해 있는 현안 해결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서는 다음주부터 정상적인 당무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강 대표는 50여분동안 이 최고위원이 기거하던 방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이정현 부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표는 이 최고위원에게 "전당대회 과정에서 여러가지 오해와 시비 등이 있었는데 깨끗이 잊고 미래를 위해 함께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하루 빨리 당무에 복귀해 7·26재보궐 선거와 수해대책 등을 위해 함께 전력을 다하자"고 설득했고 이 최고위원은 "여러가지 대승적 차원에서 잘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강 대표는 이어 "오는 18일 당내 인사가 있으니 17일에는 와야 이를 협의할 수 있다"며 이 최고위원의 당무복귀를 거듭 요청했고 이에 이 최고위원은 "비가 오는 데 이렇게 왔느냐. 이곳에서 잠시 쉬다 가겠다. 대승적 차원에서 잘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최고위원을 '이 선배'라고 부르며 "잘 해보자고 한 것이 가슴 아프게 한 것 같다. 다 털어버리고 가고 싶어 이렇게 왔다"며 "과거 이 선배가 홈페이지에 나를 칭찬하는 글을 쓴 것처럼 나도 이 선배를 위해 좋은 글을 띄우고 싶었지만 짜고 한다고 그럴 것 같아 못했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야외에서 우산을 쓰고 5분여 동안 대화를 나눴고 선암사 주지스님과 태고종 종정인 혜초 스님이 동석해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강 대표는 이 최고위원에게 사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측근들에 따르면 문제가 된 색깔론 시비에 대한 오해는 일부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15일 원내대표 시절 자신을 도왔던 안경률 진수희 의원 등 지인들과 지리산을 찾아 노고단까지 산행을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