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7·11전당대회가 우려했던 '박근혜(강재섭) vs 이명박(이재오)'의 대리전 구도로 흐르며 '박근혜-이명박' 두 대권후보간 막판 힘겨루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오 후보에 대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원사격이 뚜렷해짐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측의 강재섭 후보 지원도 막판 집중되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의 의중과 관계없이 이미 측근들은 강 후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박 전 대표에게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 전 시장의 경선개입 움직임에 박 전 대표 측이 맞불을 놓자 '박사모'를 비롯한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 역시 강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돌입했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특정후보에 대한 지원을 언급하지 않았던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언론을 통해 이 전 시장의 경선개입설이 공개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강 후보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9명으로 구성될 당 지도부에 최대한 박 전 대표 측근들을 입성시키기 위한 투표전략까지 제시하고 있다. 당 대표가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선택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만일 이 후보가 대표로 선출될 경우 지도부 구성이 상대적으로 이 전 시장 쪽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사모 홈페이지엔 강 후보를 지원하자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한 지지자는 "김무성 의원 등 친박의원이 강재섭 의원을 밀기로 했다면 이들의 결정이 옳다고 봐야 한다"며 "강재섭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지지자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강 후보에 대한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 지지자는 이메일을 통해 "수년동안 당 대표를 인신공격한 사람과 당을 어렵게 만들고 싸움 속에 있었던 사람, 그리고 당을 해롭게 말하고 좌파정부에 고개숙인자는 반드시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한나라당 대표님을 강재섭 의원님이 되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또 친박근혜 성향의 인사들을 최대한 지도부에 많이 입성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투표도 제안했다. 이 지지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선)1인 2표를 찍게 돼 있다. 강재섭-전여옥, 강재섭-이규택, 강재섭-강창희 이렇게 함께 찍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구체적인 투표방법까지 제시했다.

    박사모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지지자 역시 "열정만 갖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전략은 싸움을 이기게 만드는 방법"이라며 "이재오는 이명박 계열이니 이를 막아야 하고 어제 김무성 의원 등 대표적인 친박의원이 강재섭 의원을 밀기로 합의한 만큼 전략적으로 강 의원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전략적으로 강 의원을 선택하고 나머지 한 표는 이규택 의원을 찍어 확실한 친박 전여옥 이규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다른 지지자 역시 "최고위원에 될 수 있는 한 친박 의원들이 많아야 한다. 이재오 의원이 강세라는 소리가 계속 나오는데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2명의 최고위원까지 추천할 수 있다"며 "7명의 최고위원 중 친박 의원이 2명만 되는 끔찍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뒤 "근혜님을 도우려면 (지도부에)쪽수가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박사모는 공개적인 전당대회 개입은 자제해왔으나 전여옥 이규택 의원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에 나섰으며 이재오 의원과 2강을 형성하고 있는 강재섭 의원에 대해서는 역풍을 우려해 극도로 조심스러운 자세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