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내 중도·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7·11 전당대회를 겨냥해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미래모임'의 파괴력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TV토론을 통한 검증작업과 실제 표를 행사하는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합동연설회를 통해 후보자들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레 각 후보의 당내 파워도 윤곽을 나타내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당내에서 가장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미래모임의 경쟁력이다.

    당초 '태풍의 눈'으로 불리며 강재섭-이재오 2강구도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로 꼽히던 '미래모임'이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당 일각에선 '찻잔속의 태풍'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모임엔 국회의원 57명, 전국 각 지역 당원협의회장 57명 등 총 114명이 참여했다. 참여규모만 해도 매머드 급으로 전체 243개 당원협의회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표면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파괴력은 강재섭-이재오 두 후보 보다 더 크다.

    하지만 4일 전체 대의원 분포가 가장 많고 미래모임의 대표주자로 나온 권영세 후보의 텃밭인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들이 보여준 파괴력은 기대한 것과 달리 매우 초라했다. 3000여명의 서울·강원지역 대의원이 참여한 이날 연설회에서 권 후보의 지지자는 100여명 안팎에 불과했다. 권 후보의 지역구가 서울(영등포을)인 점, 그리고 미래모임 참가자 중 23명이 서울에 지역을 갖고 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날 행사에 참여한 권 후보와 미래모임 지지자들의 규모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였다. 

    무엇보다 이날 열린 합동연설회의 경우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첫 유세로 초반기선제압을 위한 모임의 영향력을 총집결 할 필요성이 어느 때 보다 크고 중요한 행사였다. 때문에 모임결정 시작부터 지적됐던 '미래모임의 결속력'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문제는 모임에 참여한 114명을 하나로 결속시킬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선 미래모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실제 모임에 참여한 한 당원협의회장은 "미래모임의 단일후보 선출에는 참여하지만 전당대회에서도 지지 하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이고 결국 당선가능성이 높고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이런 우려는 권 후보의 지도부 입성 실패 전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행사를 지켜본 한 당직자는 "순위 안에도 못 드는 것 아니냐"고 했고 한 보좌진은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세가 약하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각 후보진영이 내놓고 있는 대의원 상대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