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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발언의 당사자인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다시 한 번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3일 단행될 3개 부처 개각에서 교육부총리에 김 전 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번 개각에 대해 “땜질·노심(盧心) 개각”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해볼 테면 해보자며 ‘맞짱 뜨자’는 오기의 발로”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김 전 실장을 ‘코드 정책 입안자’라고 지칭하며 “아직도 총체적 국정실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절망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지금은 땜질 개각이 아닌 전면 개각을, 노심 개각이 아닌 민심 개각을, 측근들의 재취업 개각이 아닌 최고의 전문가들을 발탁하는 발탁개각이 돼야 한다”며 “노 대통령은 민심과 정반대로 지난 3년간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서민을 고통에 빠뜨린 코드정책 입안자를 교육부총리를 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실패한 정책을 주도한 인사를 오히려 부총리로 발탁해 집행기관의 장으로 내보낸다는 것은 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해볼 테면 해보자며 ‘맞짱 뜨자’는 오기의 발로”라며 “코드정책에 대한 실증도 문제지만 그 얼굴이 그 얼굴인 회전문 인사도 짜증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도 인정하지 못하는 인사를 고집해 강행한다면 여야가 총궐기해 민심을 등에 업고 입법부로서 노 대통령에 대한 확실하게 견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않느냐. 오랫동안 자기 옆자리를 지켰다고 자리하나 주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 사람은 교육이 전문분야가 아닌 지방분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행정학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폭탄 발언이나 하는 그런 사람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맡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철저히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들이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잘못된 인사다”고 말했다.
윤건영 수석정책조정위원장은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가 실패한 만큼 신임 교육부총리에는 새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새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며 “김 전 실장은 청와대에 있을 때도 일을 못했다.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자질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김 전 실장 같은 사람밖에 없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인사 특징이 또 나타났다”며 “교육은 백년지대계인만큼 차근차근 교육 현안을 풀어나갈 사람을 임명해야지 코드인사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교육부문의 개혁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얽혀 있는 문제들도 많다”며 “교육을 아는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어야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민주·민노 "전형적인 정권호위형 개각, 철저한 친정체제 구축"
민주당은 “아무리 장관 임명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지만 노 대통령은 해도 너무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은 열린당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했고 열린당 내에서까지 지방선거 참패의 장본인으로 손가락질 하는 김 전 실장을 또다시 교육부총리로 기용하겠다는 언론 보도에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5·31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받들어 내각 총사퇴와 청와대 재편으로 새롭게 출발해도 모자랄 판에 실패한 정책 입안자를 또 다시 요직에 기용하는 코드인사를 하느냐”며 “열린당 비대위원들은 청와대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긴 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도 “한마디로 ‘총체적 난(亂)개각’”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각은 반성은커녕 노무현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의 계기로 삼고 있는 설상가상, 점입가경 개각”이라며 “실패한 정책의 수정과 국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정권 후반기를 위한 전형적인 정권호위형 개각, 철저한 친정체제의 구축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전 실장 교육부총리 내정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 “국민들은 김병준 부총리의 적격 부적격 문제를 떠나 여당과 청와대가 보여주고 있는 ‘당신들만의 싸움’, ‘그 끝을 알 수 없이 매번 반복되고 있는 파워게임’에 지긋지긋해 하고 있다”며 “야당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매번 인사 때마다 여당에서 질그릇 깨지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제 온 국민의 스트레스 수준”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