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납북자 김영남씨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보수단체는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바른사회시민회의(대표 김종석 홍대 교수),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는 이날 논평을 통해 “김씨가 진실을 말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았다”며 납북자 송환을 위한 정부의 남북회담 제안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김정일 정권이 마련한 기자회견자리에서 현재 대남공작사업일꾼인 김씨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라며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던 것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김정일 정권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김씨의 기자회견 내용 중 ‘공부시켜주겠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 북한에 남았다’는 주장에 대해 “반공이데올로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었을 17세 소년이 남한에 가족을 놔두고 북한에 남겠다고 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어이없고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일본인 납북자이자 김씨의 전처인 요코다 메구미 생사확인 요구에 대해 김씨가 ‘나와 메구미에 대한 모욕이며 인권유린’이라고 반발하고 ‘당의 품에 안겨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주장한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이들은 “김정일 정권은 납북자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할 의지가 없고 요코다 메구미에 대한 의혹을 푸는 데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김정일 정권에 더 이상 요구할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들은 또 정부에 대해서 “백주 대낮에 끌려간 아들과 딸, 아버지 때문에 수십 년을 가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살아온 납북자 가족들의 외침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이냐”면서 “그 동안 정부는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른바 ‘점진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에 매달려 오면서 그 일환으로 2000년 11월에 열린 제2차 상봉행사에서부터 납북자 가족 상봉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납북자 문제를 다루어 왔을 뿐 6년이 흐르는 동안 납북자 문제는 단 한 치도 진전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를 향해 “이제라도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엉터리 ‘해법’을 버리고 ‘근본적 해법’을 제시하라. 납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며 “납치 범죄자 김정일의 공개사과와 피해자 배상, 납북자 송환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내세우고 북한 당국에 ‘납북자 송환을 위한 남북회담’을 제안해 납북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국민행동본부도 이날 ‘납북자 송환 시까지 대북지원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동물원 상봉쇼와 같은 비인도적 쇼를 공개한 노 정권은 한국인의 수치”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 단체는 김씨가 자신의 납북을 ‘납치도 자진월북도 아닌 대결시대에 우연히 일어난 돌발적 월북’이라고 말한 데 대해 “자신을 납치한 북한당국의 감시 아래 이뤄진 김씨의 주장이 그의 본심에서 나온 말이라 보기는 더욱 어렵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믿기 어려운 궤변”이라며 “‘강제납북자가 없다’는 북한의 기존 거짓말을 정당화 해주는 정치공작 작품에 불과하다. 김씨를 이산가족 상봉장에 내보내 핵과 미사일 등 궁지에서 벗어나려고 ‘납치’가 아닌 ‘구조’라는 억지를 통해 불법납치에 면죄부를 받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1953년 5월 11일 일본 이시카와 현 해안에서 북한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데라코시 다케시씨가 ‘표류 중 구조된 것’이라고 한 사건을 동일한 경우로 여기면서 “거짓말을 강요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과 일본 해안에 접근하여 구조를 전문으로 해주는 국제인권 단체냐”며 “김씨의 주장대로 북한이 그를 구조한 것이라면 북한은 김씨를 송환했어야 한다. 북한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아들을 기다려 온 모친의 고통을 외면한 채 김씨를 억류해왔고 이제서야 ‘동물원상봉’과 같은 비인도적 쇼를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행동본부는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정책과 관련해서도 “자국민을 지킬 의무를 가진 정부가 이런 패륜적 쇼를 주선했다는 사실이 한심하다”며 “노 정권은 이번 사건을 통해 김영남-메구미 납치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켜 메구미 사건을 조기 종결하고 한일공동 대응을 무산시키려는 김정일 정권의 정략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다. 이런 식의 비인도적 패륜적 동물원상봉은 세계적 망신거리가 될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