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의 ‘미운오리새끼들’(?)

    국회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법안 찬반에 대해 얘기만 해봐라, 죽여 버릴 테니까”라는 막말을 쏟아냈던 임종인 의원이 논란 직후인 22일 저녁 김한길 원내대표실을 찾았다고 한다. '실례가 됐다면 진정으로 사과드린다. 배정된 상임위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 임 의원이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주요 골자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 대표실에는 김한길 원내대표는 없었다고 한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임 의원의 막말 사태를 놓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표정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임 의원 많이 죽었네… 소신은 어디다 팔아먹고 바로 머리를 숙이느냐”며 비꼬기도 했으며, 일부 관계자들은 “안산(임 의원의 지역구)은 다음 선거 때 전략공천 1순위”라는 ‘섬뜩한’(?) 말까지도 나오고 있다. 대체로 이번 막말 사태를 계기로 임 의원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임 의원 말고도 열린당 내에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의원들이 꽤나 있다. 뒤집어 말하면 다음 선거에서 몇몇 의원들의 지역구는 ‘무조건 전략공천 1순위’라는 것이다. 임 의원 말고도 대표적으로 안민석 안영근 정청래 의원 등이 이른바 당내 ‘미운오리새끼’라는 당 안팎의 귀띔이다.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은 지난 5·31 지방선거 직전 이른바 김한길 원내대표의 ‘경악할만한 비리’ 발언 원인제공을 했던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다. 당시 안 의원의 입에서 나온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별장파티’라는 설익은 폭로는 김한길 원내대표를 ‘무책임한 폭로정치’의 주역으로 내몰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르게 하기도 했었다.

    당내에서조차 “마치 중요한 것처럼 해 대더니 고작 저런 것을 내놓느냐” “저 사람은 콘텐츠가 뭐냐”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으며, 당시 당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었다.

    안영근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구을도 다음 선거에서 ‘전략공천 1순위’ 지역이라는 당 안팎의 분위기다. 안 의원은 열린당내 ‘공식적인’(?) ‘친 고건 세력’으로 분류돼 왔으며 고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열린당과 민주당과의 통합 등 정계개편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다녔었다. 고 전 총리의 신당 창당시 ‘제일 먼저 열린당을 뛰쳐 나갈 사람’으로 당 안팎에서는 꼽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는 이런 안 의원을 향해 “고건 전 총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모양인데, 정치적 이념이 같으면 그 곁에 가서 분골쇄신 목숨 걸고 참모를 하든 비서를 하든 할 것이지 왜 당에 남아 분란 일으키고 말썽을 부리는지 해당행위도 이 정도면 출당감”이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도 다음 선거에서 지역구 사수가 불안한 모습이다. 정 의원은 지난 2·18 당권경쟁 과정에서, 과거 민주당 대통령 경선 당시와 열린당 창당 과정 때의 김근태 의장의 행적 등을 언급하면서 “개혁의 고비마다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 “신당에 무임승차한 것에 대한 자성은 없느냐” “그런 느린 속도로는 역동성 있게 변화하는 21세기 시대정신을 따라 잡을 수 없다”며 ‘비아냥’(?) 대기도 했었다. 당시 김근태 의장은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내보이기도 했으며, 재야파의 한 의원은 “배지가 아깝다”고 얼굴을 붉히기도 했었다.

    정 의원은 또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파문이 일었을 때에도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강력 비판하면서 국회 기자실 앞에서 ‘성추행’ 사건을 재연해 물의를 빚기도 한 바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여당에서 이번 사태를 얼마나 즐기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동시에 진정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몰염치한 짓”이라는 ‘역공’을 받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