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걱정 하려면 제대로 하시오”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또 '나팔'을 불었다. 21일 ‘노·부시 9개월간 전화 안해’ 제하의 조선일보 보도(21일자)에 대해 발끈하고 나선 것.

    양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별 문제도 없는 우방관계를 별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빗나간 애국심이다. 점잖지 못하다”면서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를 문제삼으면서 비아냥거렸다. 

    조선일보는 이날 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사이에 만 9개월 동안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의 로켓 발사 위기가 조성된 지 1개월이 넘었는데도 이 문제 협의를 위한 전화 통화가 없었다”고 전하면서 “양 정상간 정책협의 채널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두 정상 간에 대화가 없다는 것은 서로 할 말이 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미사일 위기 국면에서 대화가 없다는 것은, 양국 간 정책노선의 근본적 차이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양 비서관은 “‘조선일보’는 나라걱정, 대통령 걱정이 깊은 모양”이라면서 “세상일에는, 혼자 걱정할 일이 따로 있고 함께 걱정할 일이 따로 있다. 한·미간의 전화 걱정은 국민들에게 괜한 걱정꺼리만 주는 일이다. 그런 걱정을 기우(杞憂)라고 부르지요”라며 비꼬았다.

    양 비서관은 “자국 대통령이 우방 정상과 전화통화를 오래 안 해서 두 나라관계가 걱정이라는 지극정성의 기사를 쓴 외국 언론은 지금껏 접해 본 적이 없다”면서 “국가 대 국가 사이의 관계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가늠하는 정황적 판단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이번 기준은 참으로 놀랍다”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또 “‘조선일보’는 제대로 이해하고 써야 되겠다. 빗나간 애국심에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닐까 걱정 된다” “‘조선일보’가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사이의 전화통화 수를 한가하게 세고 있는 사이에도, 우리 외교안보분야 공무원들은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방 외교라인과 분주하게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기우’라고 비아냥댄 양 비서관의 비판과는 달리, 조선일보의 이같은 기사를 접한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최근의 한·미 관계를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네티즌은 유명 인터넷 포탈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싫고 좋고는 떠나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게 국가이익상 필요하다. 지금같이 북한으로부터 위협받는 상황에선 더더욱 손해”라면서 “협상과 외교능력이 그렇게도 없으니 이런 대통령을 어떻게 믿고 국민이 맘 편할 수 있겠느냐.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 나라의 수반인 대통령이 개인감정에 치우쳐 이런 식의 외교를 하니… 수많은 해외동포들의 권익 및, 가장 큰 경제우인 미국에 미운털 박혀 세계에서 왕따민족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탄했다. 또 한 네티즌은 “대미 정책 역시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가장 신경써야 할 입장에서 핫라인 단절은 말도 안 되지 않느냐”면서 “자기고집대로 시간보내는게 어찌 한 나라의 수장이 가질 재질이란 말이냐”면서 발끈했다.

    아이디 ‘ehddk0088’는 “군사 경제적으로 막중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혈맹이요 동맹국인 나라 사이에 9개월간 대통령간 전화한번 안했다니…”라며 ‘기가 차다’는 반응을 내보이면서 “대통령은 혼자만의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과 국가를 바라봐야 한다. 고집과 자존심을 국민을 향해서도 부리면 어리석음이지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퇴임 후 존경받고 원로 대우받으려면 지금부터라도 180도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걸핏하면 개혁의 근간이나 국정의 틀은 바꿀 수 없고 손댈 수 없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국민의 국가의 형편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이번 지방선거 결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된 것으로 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