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위기 수습에 나선 열린우리당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쳐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민심 회복을 위한 구상이 ‘인물난' 탓에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잘 나갈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라는 식의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당장 ‘서민경제회복’을 최우선 원칙으로 정하고 당 의장 직속의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를 꾸리기로 했던 계획도 ‘인물난’ 탓에 출범자체가 10여일씩 지연되고 있다.

    김근태 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집행위원회의에서 추진본부 출범과 관련, “이러저러한 난관이 있다. 민간 위원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는 분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이는 데 부담을 가지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추진본부 구성에 인물난을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낮은 당 지지율 등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선뜻 나서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인데, 열린당 소속으로 지방선거 경기도지사후보로 나섰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조차도 추진본부장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열린당은 지방선거에 드러난 민심을 반영, 당 위기 수습의 첫 발인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 출범에 사활을 걸고 김 의장을 비롯 소속 핵심 의원들이 백방으로 ‘경제에 식견을 가진 참신하고 비중 있는 인사’로 추천받은 인물들과 접촉을 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부분은 열린당과 연관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로, 정중하게 거절해 왔다는 귀띔이다. 이와 관련, 당내 한 관계자는 “진 전 장관을 비롯해 모두가 거절하고 있어 정말 인물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현재의 우리당 상황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인물난’ 속에서도 열린당은 추진본부 인적구성을 이번 주에 매듭을 지어 다음 주 중에서는 출범하겠다는 계획 하에 현재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에게 ‘절실한’(?) 추진본부장 제의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사장은 참여정부와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중량감있는 경영인인 만큼 추진본부장으로 적격이라는 당내 의견이다.

    이와 함께 열린당은 이날 오는 7·26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서도 김부겸 의원을 공천심사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지만, 마땅찮은 인물이 없는 데다가 여론을 봤을 때도 어려운 선거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당에서는 그다지 크게 재보궐선거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