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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우량주’로 불리는 한나라당 ‘빅3’ 중 한명인 손학규 경기도지사. 30일 경기도지사 임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하는 손 지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손 지사는 미국·핀란드·스페인·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거친 투자유치 대장정을 끝내고 귀국한 20일 곧바로 한나라당내 소장파 의원모임 ‘새정치수요모임’이 주최한 ‘제2기 대학생 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섰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스페인·이스라엘 등지의 6개 업체로부터 2억8700만달러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손 지사는 지난 4년 동안 외자유치를 위해 지구를 8바퀴나 도는 발품을 팔아 경기도에 113개 기업 14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에 비해 한 자리수의 낮은 지지율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손 지사는 강연 내내 외자유치를 위해 해외 곳곳을 누비며 겪었던 일과 느낀 점을 이야기 하며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 강화를 역설했다. 열변을 토하는 손 지사에게 1시간30분 정도의 강연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손 지사는 외자유치 경험을 통해 느낀 지도자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켰다. 그는 “우리의 위치를 스스로 어떻게 파악하고 인식하고 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선장이 배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그 배가 순항하는 것이다”며 “우리가 역사적으로 아직도 개발독재 시대, 민주화의 소용돌이 속 이념대결 속에 살고 있느냐. 우리는 세계가 같이 움직이는 생활권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념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가장 어려운 것이 경제이고 가장 시급한 것이 사회 안정이다”며 “이제는 정치가 기여하지 못한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 때는 반독재와 민주화를 위해 내 몸을 바쳤고 노동자와 빈민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운동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권익도 일자리가 없으면 소용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디지털 시대에 자기 자리만 지키려는 권위주의적 세몰이·패거리 정치, 아날로그 정치를 하면 안된다”며 “한나라당이 아직도 아날로그 정치를 해 과거에 안주하고 집착한다면 미래는 없다. 과거와 지역에 얽매여 정치인끼리 치고 받는 ‘여의도식 정치’라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무능한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잘 살게 하고 더불어 살 수 있게 하는 개혁을 할 때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비전을 보여야 한다. 더 이상 무능한 개혁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날더러 ‘저평가 우량주’라고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평가할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다”는 말로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우량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때가 왔다는 손 지사의 자신감이다. 임기가 끝나면 ‘국민의 바다’로 가기 위해 ‘여의도’를 벗어나 서너달 동안 전국을 도는 민심대장정에 나서겠다는 그의 행보가 국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