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만 열면 한나라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가 15일 ‘친노’ 인터넷사이트 ‘국민참여1219’에 장문의 글을 올려 열린우리당에 ‘정치훈수’(?)를 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가뜩이나 당 상황도 여의치 않는데 당 안팎이 정말 가관인 모양새다.

    이씨는 열린당이 지방선거 참패를 놓고 당내 각 계파간에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더 이상 뺏길 것도 없는데 뭘 지키겠다고 서로 싸우느냐”면서 “진짜 꼴 값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신을 차리려면 한참 걸릴 모양이다. 살림을 엉망으로 해서 집이 망했는데 뭘 잘못했느냐고 한다면 그건 부모의 도리가 아니다”고 따끔히 ‘충고’(?) 했다.

    이씨는 또 “열린당이 아무리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겨도 국민이 잘못했다고 평가하면 잘못한 것”이라며 “끝내 (잘못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정권을 내놓으면 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집권여당 고문이나 되는양 “좀 심하다 생각돼도 쓴 약이라 알고 들어라”고도 했다.  

    이씨는 또 당 위기수습에 나선 김근태 의장을 향해서도 “마지막으로 온 정치적 기회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능력 없는 정치낙제생이다. 정치를 접어야 한다”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적당히 하려면 아예 지금 벗어 던져야 한다. 정면으로 딱 마주서서 뚫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이어 김 의장에게 “우선 집안의 기강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가뜩이나 집안이 콩가루가 됐는데 입으로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리 좀 해야 한다. 열린 입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사람들 입 좀 다물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씨는 특히 당 소속 안영근 의원을 지목하면서 “고건 전 총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모양인데, 정치적 이념이 같으면 그 곁에 가서 분골쇄신 목숨 걸고 참모를 하든 비서를 하든 할 것이지 왜 당에 남아 분란 일으키고 말썽을 부리는지 해당행위도 이 정도면 출당감”이라고 했다.

    이씨의 이런 발언에 대해 당내 분위기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 후원회장이 마치 무슨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되는 줄 알고 착각하느냐"며 "국참련이나 당에 이리저리 훈수두지 말라"면서 이씨의 '충고' 자체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