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동대표제를 실시, 장상 선대위원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그러나 대외적인 당대표 권한은 한 대표가 갖기로 해 이름뿐인 ‘핫바지 공동대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장 선대위원장을 공동대표에 선출했다. 30여명의 중앙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심재권·김충조 전 의원만 반대 의견을 피력했을 뿐 투표 없이 암묵적 동의하에 통과됐다.

    이상열 대변인은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한 국회 브리핑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로 돼 있는 당헌을 공동대표제로 바꾸는 것으로 개정했다”며 “공동대표의 권한 행사와 관련해서는 두 명이 공동으로 당 대표 권한을 행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는 권한은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인 한 대표가 갖도록 한다”고 규정해 국회의원도 아닌 장 공동대표의 역할을 당내로 한정시켰다. 이에 당내·외에서는 원내 수령탑인 원내대표가 있는 상황에서 장 공동대표가 할 일이 있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당세 확장과 외연확대를 위해” 공동대표제를 도입했다는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정일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공동대표라는 의미가 없다”는 한 마디로 평가절하하면서 “매번 모든 사안은 한 대표 마음대로 혼자 결정하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비꼬았다. 이날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심재권 전 의원도 “지금까지 정당사를 보면 제왕적 총재 체제에 문제점이 많아 모든 당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 것 아니냐. 4·15총선 이후에는 당이 위기 상황이어서 단일지도체제에 찬성했지만 지금은 거기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며 공동대표제가 단일지도체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당사상 남녀 공동대표제를 도입한 것은 민주당이 처음”이라며 “장 공동대표를 선출한 것은 여성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자평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또한 장 공동대표는 “이번 5·31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의 존재가치를 국민들이 인정했다”며 “민주당에서 역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