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내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인 당 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장관의 이런 움직임은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내 정동영계 의원들의 이탈러시와 각 계파간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당내 세력재편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권 내 핵심관계자는 14일 뉴데일리와 만나 “천 장관이 최근 가까운 유력 여권 인사들에게 어려운 시기에 당에 헌신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해 왔다”면서 “구체적인 당 복귀 시점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빠른 시일내에 당에 복귀하는 쪽으로 의중을 굳힌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천 장관은 당 복귀 수순으로, 지방선거 참패 이후의 당 위기 수습이란 명분을 내세워 당내 혁신위원회 신설을 언급하면서 당 복귀와 함께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에 헌신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 그간 여권 내부에서는 천 장관의 당 복귀 시점을 놓고 청와대가 빠른 복귀를 종용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다음 수’로 임기후반의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자신의 직계인물을 기용해 내각을 강화하는 ‘친정체제’의 구축하려는 이유에서다. 당초 천 장관은 지방선거 직후 당 복귀를 염두에 뒀으나 당내 상황이 갈등으로 치닫자 12월 복귀를 검토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 각 계파 내부적으로 향후 진로에 대한 총체적인 재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부동산·세금 정책 기조 수정 여부를 놓고 당내 각 계파간의 이견이 혼재해 있는 상황에서 천 장관의 당 복귀는 당내 세력재편의 가능성 측면도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당내 인사들은 천 장관의 복귀 수순의 하나인 당 혁신위원회 신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를 통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위기에 처한 당을 ‘재창당’ 수준의 리모델링 작업을 제대로 이뤄내기만 한다면, 최근의 어수선한 당 분위기와 맞물려 당 구심점 역할로도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그간 당내 각 계파간의 ‘고질적인’ 다툼을 초래했던 기간당원제도 문제 매듭을 통한 대중정당으로 변신, 한나라당과의 개혁적 색채 차별화를 위한 당강령재개정 작업, 중앙당과 원내의 본격적인 체질개선 작업 등이 우선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는 당내 ‘범계파적’ ‘탈계파적’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당내 각 계파가 우호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방선거 참패이후 당내 입지가 취약해 지고 있는 당내 강경·개혁파의 입장에서도 선뜻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에는 명분에서도 뒤진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방선거 참패 이후 ‘와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당내 정동영계 의원들은 물론 당내 초·재선 의원들로부터 적절한 수준의 신뢰를 받는다면 당내 중도적, ‘탈계파적’ 성격으로 차기 여권내 대선 구도에서 유리한 발판을 가지고 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천 장관은 열린당 창당시부터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당권파로 불리워왔던 만큼 이들 전직 의장들과도 적잖은 교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당 위기 수습을 위한 들어선 당 비상대책위원회도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군을 많이 부각시킴으로써 당 지지율 제고라는 시너지 효과를 갖고 있는 만큼 천 장관의 복귀와 복귀 수순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는 상황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