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밤 2006년 독일 월드컵 ‘한국 대 토고’전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칫 패하기라도 하는 순간엔 국민적 ‘괜한 화풀이’ 대상에서 피해갈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방선거 참패이후 가까스로 추스린 당 위기 수습 분위기에도 찬물 끼얹듯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열린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13일에는 웬만하면 방송카메라에 찍히지 마라' '중대 발표는 '한국 대 토고'전 이후로 미뤄라'는 등의 명령이 떨어졌다는 등의 웃지못할 소문들도 나돌고 있다. 또 승리했을 경우를 대비, ‘한국의 압박축구가 빛났다. 우리도 보수층을 압박하겠다’는 등의 별도 논평도 다 준비돼 있다는 농을 던지고도 있는 모습이다.
열린당이 이처럼 ‘한국 대 토고’전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데에는 최근의 당 위기 수습 분위기를 감안한 측면이 다분하지만 방송 등 미디어매체의 보도 태도에 대한 적잖은 불만도 실려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각 방송사의 보도 내용을 보면 월드컵 소식이 방송시작부터 30여분을 차지하고 그 이후 5분여간 정치관련 소식을 내보고 또다시 월드컵 소식으로 이어진다”면서 “토고전 패배시 국민들의 분노가 서린 보도가 한참을 이어지고 바로 열린당 소식이 이어질 텐데, 그 때 국민들의 괜한 화풀이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들 사이에서 마음에 안드는 일이 벌어지면 '전부 노무현과 열린당 탓이다'고 말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이날 부동산정책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한 열린당과 참여정부의 보도가 나가기라도 하는 순간에는, 그야말로 끝장날 것”이라면서 “토고전 패배 이후 충격에 빠진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웃지못할 하소연을 했다. 이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만약 이 시기에 일부 언론에서 여론조사라도 해서 지방선거 이후의 열린당과 참여정부 지지율 조사 결과라도 발표하는 날엔 그 충격을 누가 감당하겠느냐”고도 했다.
열린당은 이날 밤 월드컵 경기와 관련 당 차원의 별도 시청 계획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