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독일 월드컵 현지 응원을 위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독일행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의 독일행 러시 소식이 알려진 9일, 열린당은 당 위기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했다.

    우선, 우윤근 이인영 의원 등 국회 한·독 의원친선협의 소속 열린당 의원들과 축구의원연맹 회장인 열린당 장영달 의원이 11일 독일로 출국, 13일 한국 대 토고전을 관전한 뒤 17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열린당 임종인 유기홍 의원이 개별 의원 차원에서,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응원을 위해 독일로 출국한다. 이들은 베를린 인근에서 한국 교민들과 함께 길거리 응원에 나서는 등 현지에서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열린당 정청래 의원도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기원을 위해 독일로 출국, 개별 응원전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월드컵 현지 응원을 위한 독일 출국이 알려진 이날, 열린당은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 위기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문제를 놓고 진통에 진통을 거듭하고 있었다. 풍전등화 같은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열린당이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 구성 인선 문제를 놓고 ’8인 인선위원회‘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당내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인선작업이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하루 속히 구심점을 찾아 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 인선 문제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비대위 구성 이후 논의될 지방선거 참패 원인 진단과 향후 당의 진로 등에 대한 논의에서마저 당내 계파간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아직까지도 참패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개별 의원 차원에서 독일행에 나선 한 의원측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최근의 당내 사정과 관련해) 오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독일행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히 월드컵만 응원하고 오는 게 아니라, 교민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교민들과의 많은 접촉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민 사회의 의견을 듣는 등의 의원 외교 차원의 활동도 이번 독일행의 또 다른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의 한 중진 의원 측근은 “독일행에 나선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그간 당내에서 대부분 소신을 갖고 활동해 온 사람들 아니냐”고 비아냥대면서 “이번 독일행도 (당 상황과는 무관한) 소신이지 않겠느냐”고 다소 떨떠름해 했다.

    한·독 의원친선협회 소속 의원들은 월드컵 현지 응원 외에도 친선협회소속 독일 의원들과 만나 한반도 통일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