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이 지난 3일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후속 지도체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당 중진모임에서 “보이스카우트도 현 정부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참여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가 7일 당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정 고문은 이 자리에서 5·31 지방선거 열린당의 참패의 주 원인으로 참여정부의 일방통행식 개혁정책 강행을 꼽으면서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지만 이 정부는 앞으로도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면서 심각한 우려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은 또 “이 정권에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언로가 막혀 있으니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어렵지만 여러분이라도 정권과 소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달라”고도 당부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정 고문이 옳은 소리를 했다고 본다. 참석자 상당수가 그의 지적에 동의했다”고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중진 의원의 말을 인용해 모임의 분위기도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정 고문은 “장면 정권처럼 노무현 정권이 무능하고 혼란한 민주 또는 진보정권으로 낙인찍힌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면서 “요즘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심경이 어떨지 모르니 ‘심기관리조’라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 의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 고문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급속히 제기되고 있는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 등 당내 통합논의에 대해서도 “지금 열린우리당은 통합을 논해서는 안 된다. 여당으로서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지금 통합을 얘기하다가는 오히려 흡수돼 버리고 만다”고 했다. 또 고건 전 총리가 ‘희망국민연대’ 결성 등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서는 “그가 집을 잘 짓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이날 중진모임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임채정 문희상 유재건 이부영 이용희 유인태 의원 등 전직 당 의장과 상임고문 등 12명이 참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