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2일 중앙부처 정책홍보 토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국 정치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집권여당의 최악의 참패에 대해 “선거 한 두 번 지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선거참패의 원인으로, 참여정부의 각종 정책이 민의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을 꼽으면서 노 대통령의 직접적인 책임론을 거론하며 당·청간의 마찰까지 불사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소속 의원들의 노 대통령에 대한 불만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예측되고 있다.

    당장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전해진 직후인 3일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국민 저항권이 필요한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분열주의 대가다운 발상” “민심은 천심인데… 안타깝다” “정말 해서는 안되는 말인데…” “선거 참패가 무슨 뜻인 줄도 모르느냐”는 등 네티즌의 분노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아이디 ‘pm_1234’는 “불에다 기름붓고 기름에도 불을 지르고 왜 이러느냐”면서 “선거결과를 부정한다는 것은 바로 민심과 국민을 부정하는 것인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혀를 찼으며 또 다른 네티즌 ‘leeikjun’는 “노 대통령도 국민이 뽑아서 됐지 않았느냐. 근데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니…”라며 괘심하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spacepark21’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정신 못차리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혼자만 잘났느냐. 개혁만이 능사가 아니란 걸 왜 모르느냐”고 다그쳤으며, ‘artbox1000’는 “지방선거결과는 민심인데 중요하지 않다면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노무현 나라냐”고 발끈했다.

    아이디 ‘sunnyk0913’는 “저렇게 생각이 없으니, 나라가 다 말아먹게 생겼지 않느냐”면서 “왜 선거에서 참패했는지 생각도 안하느냐.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민심도 못 읽으면서 뭐하러 파란 지붕 밑에 앉아서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이상한 소리나 하느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 ‘kcbj71’은 “민주개혁, 이제는 치가 떨린다”면서 “지면 물러나야 하는 것이 민주정치 아니냐. 선거에서 완패하고 국민의 10%대의 지지로 정권을 놓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독재정치라도 있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니 더욱 반발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피를 토하는 심정을 내보였다.

    ‘dkyoon2’는 “저런 오만한 말을 듣고 있어야 하느냐”며 “정말이지 제발 자중 좀 하라. 힘들게 대통령이 됐으면 이제는 민심에 귀를 귀울일 줄도 알아야 하지 않는냐, 정말 속상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네티즌 ‘dreamscome5’는 이런 발언과 함께 노 대통령이 “손에 익을 만하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이거 아주 무서운 말이다. 더하고 싶다는 뜻인데, 그러면 아마 한국에서 테러 일어날 거다. 부익부 빈익빈 더 심해질거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상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아이디 ‘metalvirgin'는 “젊은 층에게 투표할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참패하니까 민심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그럼 투표한 국민은 뭐냐”고 했으며, ’gyro2001‘는 ’노무현 인사발령‘이라는 제목으로 “남말 안듣고 고집센 노무현을 오늘자로 독도 수비대장으로 발령한다”면서 “향후 10년간 육지로 오지말라”고 울분을 토했다.

    열린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말을 아끼고 반성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할 시기인데, 왜 자꾸 이런 말을 하느냐'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이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는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2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중앙부처 정책홍보관리실장 등 홍보 책임자 150여명이 참석한 토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열린당의 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한두 번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해서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선거패배에 대해 중요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선·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들 신문은 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번 지방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역사의 물꼬가 되돌려지지는 않는다” “역사에서 옳은 주장을 해도 그 주체가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 등의 노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노 대통령은 당시 이 자리에서 “이제 뭐 좀 손에 익을 만하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식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